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기아차 파업보다 품질에 힘써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제이디 파워는 최근 38개사 자동차 회사에 대해 ‘내구품질조사’를 실시했다. 제이디 파워의 내구품질조사는 구매 후 3년이 지난 차량을 대상으로 엔진ㆍ변속기ㆍ주행ㆍ조향 등 147개 항목에 대해 자동차 100대당 불만건수를 점수화한 것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차를 산 지 3년 후에 실시하는 조사이기 때문에 자동차의 진짜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소비자의 재구매 여부와도 직결된다. 최근 수년간 품질 향상에 주력해온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이번 조사에 내심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결과는 비참했다. 현대차는 228점으로 38개사 중 21위, 기아차는 288점으로 32위에 그치며 하위권을 맴돈 것이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약진을 거듭하며 품질강국의 이미지를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도요타의 ‘렉서스’는 145점으로 GM뷰익과 공동 1위에 올랐으며 혼다와 도요타는 각각 169점, 178점으로 5위와 6위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 특히 기아차는 제이디 파워의 내구품질조사에서 ‘단골 꼴등’으로 불린다. 수년 째 최하위권에 머물며 세계 자동차 품질부문에서 ‘국제적 열등생’으로 확고히(?)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지난 2000년부터 4년 연속 내구품질 조사에서 꼴등을 했고 2004년에는 37개사 중 36위로 겨우 꼴등을 면했지만 2005년에는 다시 꼴등으로 전락했다. 지난해에도 37개사 중 34위에 그쳐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국제 자동차 업계는 2000년 이후 최다 꼴등을 차지한 기아차에 대해 “내구품질조사만큼은 기아차가 있으니 꼴등 걱정은 안 해도 된다”며 비아냥거리지만 딱히 반박할 근거가 없는 형편이다. 이렇게 품질부문에서 세계 최하위권으로 평가되는 기아차가 임금협상과 관련, 또다시 부분파업에 돌입한다고 한다. 이미 품질부문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오늘도 더 나은 품질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는 판국에 정작 ‘단골 꼴등’인 기아차는 품질향상은 제쳐두고 한가로이 임금타령이나 하고 있는 것이다. 기아차 부분파업 소식이 기아차의 제이디 파워 내구품질조사 결과와 오버랩되면서 가슴 한켠이 답답하고 희망이 좌절로 바뀌는 것이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기아차 임직원들이 이제라도 고개를 들어 자신들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진정한 살 길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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