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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지난해 5월10일 오후11시께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호흡 곤란 증세를 일으켰다.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쉬기가 힘들어지면서 의식을 잃은 것이다. 이 회장은 즉각 인근 순천향대병원으로 옮겨져 조치를 받은 뒤 이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 지금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의 건강은 어떤 상태일까. 삼성그룹은 이와 관련해 "호전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아직 인지 능력이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호흡과 운동 능력은 상당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장 사망설(說)이 주기적으로 돌고 있지만 "사실무근"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총괄하는 최지성 부회장의 일일 경영 보고 스케줄도 입원 이후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 부회장은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씩 이 회장의 입원실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 미전실의 모든 임직원은 오전6시30분까지 출근하는 게 원칙이지만 최 부회장은 이런 일정을 소화하느라 오전9시 이후에 사무실로 오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말부터 이 회장이 휠체어에 앉아 재활운동을 하고 15시간 이상 깨어 있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날이 따뜻해지면 병원에서 퇴원해 이태원동 자택으로 옮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현 시점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10월 이태원동 자택에 침대를 옮길 수 있는 병원용 엘리베이터 공사를 이미 마친 상태여서 언제든 퇴원 및 통원 치료는 가능한 상태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최근 이와 관련해 "이 회장 상태와 관련해 특별한 이상이 없으며 변화가 있으면 밝힐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삼성의 신경영을 상징하는 이 회장이 쓰러진 직후 재계에서는 삼성의 경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용한 리더십'을 선보이며 조직 전반을 추스르고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회장 와병 이후 이 부회장이 한화와의 '빅딜'을 성사시키는 등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줬다"며 "이 부회장이 조직을 조용히 장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 사망설이 주기적으로 불거지는 것은 삼성으로서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돌 때마다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들썩이는가 하면 후계구도 재편 문제도 그때마다 입방아에 오르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