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서울·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제안"
李대통령 WP인터뷰…"북한 붕괴돼도 중국 점령 없을것"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남한과 북한이 지속적으로 대화하기 위해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 같은 상설대화기구 설치를 북측에 제안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연락사무소장은 양측이 협의할 사안이기는 하지만 남북한 최고 책임자의 말을 직접 전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돼야 할 것"이라며 "과거 방식으로는 안되기 때문에 북한에 처음으로 상설적인 대화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최고지도자의 뜻을 수시로 전하면서 실질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고위급 외교 채널을 상설화하자는 제안으로 이에 대한 북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또 "과거 정권은 남북관계를 6자회담을 통한 핵 해결보다 중요시했으나 새 정부는 한반도 핵 포기에 중점을 두고 6자회담 협상과 보조를 맞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이른 시간 내에 갑자기 붕괴하지 않을 것이고 중국도 이웃나라와의 영토 문제에 조심스러운 정책을 쓰기 때문에 쉽게 외국 영토를 점령한다든가 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북경협 4대원칙으로 ▦비핵화 진전에 따른 단계적 지원 ▦경제적 타당성 ▦재정 부담 능력 ▦국민적 합의 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본격적인 경제협력 문제는 비핵화 진전과 연계되지만 북한 주민들의 식량위기는 인도적 지원이 되기 때문에 경제협력과 구분돼야 한다"면서 "식량지원은 인도적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19일 오전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한다. 한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동맹관계에 대한 비전을 정립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북핵 문제 공조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미 FTA 조기 비준과 연내 한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 등을 요청할 방침인 반면 부시 대통령은 한국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상향 조정,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확대 참여 등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온종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