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투 감자 어떻게하이닉스.증권등 대주주지분은 완전감자 적용될듯
현대투신증권의 감자가 이번 매각협상의 쟁점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명분을 위해 완전 감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소액주주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밀어붙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민감한 문제 때문에 23일 MOU 발표에도 감자 비율은 발표하지 않았다. 앞으로 정부와 AIG측이 협의해 나갈 것으로만 알려졌다.
23일 현재 현대투신의 자본금은 1조608억원(주식수 2억1,200만주)으로 전액 자본잠식 상태고 추가 부실 또한 1조여원에 달해 자본잠식분을 메우기 위해서는 기존 주식에 대한 감자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현대투신의 지분 41.92%를 소유하고 있는 하이닉스를 비롯해 현대증권(18.62%)ㆍ현대상선(1.48%)ㆍ현대엘리베이터(0.17%)등의 대주주 지분은 완전감자가 적용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증권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문제는 24.29%에 이르는 소액주주들의 지분이다. 무려 2만5,500여명에 금액으로만도 2,600억원 가량이다. 게다가 소액주주들은 대부분 지난해 1월 현대투신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때 들어온 투자자들이어서 일반주주와는 성격이 다르다.
회사측은 이들 주주가 현대투신의 총수탁고(16조원)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영업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이들 투자자를 잘 달래야지 막무가내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정부나 AIG 역시 소액주주의 지분까지 전액 감자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안으로는 부분감자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율은 차차 논의되겠지만 최대 50%까지는 감안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완전감자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한빛ㆍ평화ㆍ광주은행 등 6개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소액주주분까지 완전 감자했기 때문이다.
당시 주주들에게 시장가치 3분의 1에 해당하는 주식매수청구권과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신주인수권 청약권을 줘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무마한 바 있다. 이 같은 사례가 현대투신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정현 삼성투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무리하게 완전감자 카드를 빼지는 않겠지만 그럴 경우 앞으로 현대증권과의 합병을 고려해 현대증권의 신주인수권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준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