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은행, 전사적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하자
문종진
최근 서브프라임 사태로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고 신용평가사의 사후약방문식 등급조정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수단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각국 감독당국은 이러한 시류에 맞춰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BIS자기자본비율'을 '바젤Ⅱ'라는 이름으로 개편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내년 1월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바젤Ⅱ의 주요 특징은 거래 상대방의 리스크 수준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차별화하고 외부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또는 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은 은행 내부평가모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젤Ⅱ는 또한 은행 리스크관리체계의 선진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미흡할 경우 감독당국은 추가자본 적립도 요구할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변화를 초래하는 바젤Ⅱ가 불과 3개월 후면 도입되므로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은행은 바젤Ⅱ를 도입하고 감독당국의 승인을 받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사회 및 경영진이 중심이 되는 전사적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감독당국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시스템ㆍ통제구조 등이 바젤Ⅱ의 최소요건에 맞게 유지되는지를 점검하고 새 제도 도입이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바젤Ⅱ의 영향은 은행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거래고객 및 투자자에게도 파급될 것이 확실시된다. 바젤Ⅱ가 도입되면 은행 거래고객의 신용상태에 따라 규제자본에 차이가 나고 금리나 여신한도가 결정되므로 거래고객 입장에서는 유리한 금융거래를 위해 높은 신용상태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의 경우 신용도 제고를 위해 수익성ㆍ성장성ㆍ안정성 등 재무적 요소는 물론 주거래은행과 거래관계 유지, 회계 투명성의 제고, 전사적 리스크관리체제 구축 등 비재무적 요소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은행의 예금주나 투자자의 경우에도 은행의 바젤Ⅱ 리스크관리현황 관련 공시를 꼼꼼하게 체크해 거래은행 선정 및 투자처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
입력시간 : 2007/10/01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