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신림동 고시촌이 "대학 안으로"

학원·모의고사비 지원에 숙식 공간 제공<BR>시험정보 풍성해 학내 고시반으로 몰려


대학교 3학년 김모(27)씨는 최근 학교 행정고시반 입실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휴학을 한 뒤 잠시 신림동 고시촌에서 학원을 다니며 고시를 준비했던 김씨는 “학교 고시반이 정보 교류나 장학금 혜택 면에서 신림동보다는 나을 것 같아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과거 고시반 운영에 필요한 공간이나 교재 구입비 정도만 지원하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학원비ㆍ모의고사비 등 사교육 비용은 물론 숙식ㆍ스터디ㆍ강의 수강이 가능한 전용 건물까지 제공하는 등 고시 준비생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대학들이 이처럼 고시반 운영에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은 본교 출신 고시 합격자 실적이 중요하기 때문으로 이로 인해 그동안 고시하면 으레 신림동 고시촌을 떠올리던 고시 준비생들이 요즘에는 대학 내 고시반으로 몰리고 있다. 서강대는 고시 준비생을 위한 전용 학습관을 지어 내년 2학기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전용 학습관에는 독서실과 스터디룸ㆍ동영상강의실은 물론 수면실ㆍ샤워실 등이 갖춰진다. 서강대의 한 관계자는 “재단 차원에서 고시 준비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 열의가 커 예산도 꾸준히 늘고 있고 그동안 열악했던 고시반 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 영향으로 학원이나 스터디로 준비를 하던 학생들이 고시반으로 많이 몰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는 신림동 고시 학원을 학교로 옮긴 케이스. 신입생 중 수능성적 우수자와 국가고시 1차 합격생, 입실시험 합격자 등 까다로운 선발 절차를 통과한 학생 190여명을 전용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하면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는 고시 전문학원의 교육프로그램을 가져와 각종 온ㆍ오프라인 강의를 제공하며 수준별 반편성은 물론 1~2차 합격생 프로그램 등 세분화한 커리큘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개별 고시반은 물론 ‘고시연구실’이라는 고시 통합형 학습실을 운영하면서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경력개발센터와 연계한 면접 대비 특강, 현업 선배와의 간담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지원 속에 각 고시반은 매 학기 평균 3대1의 입실시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필요에 의해 시험을 보고 입실한 학생들이기에 학업 의지가 강하고 엄격한 출결 관리 등 면학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훨씬 더 긴장감을 가지고 공부에 임할 수 있다는 게 고시반 입실자들의 설명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보와 면학 분위기를 이유로 신림동으로 몰렸던 고시생들이 최신 정보는 물론 지원이 풍성한 학교 고시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본교 출신 고시 합격자 통계 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대학의 고시반 지원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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