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 미주자유무역협정 파장

중남미 저가품 美시장 잠식…對美교역 많은 亞 타격클듯아메리카대륙이 제 2차 세계대전 이래 다시 한번 고립주의로 나아가는가. 북단 캐나다에서 남단 칠레에 이르는 미주 34개 국가들이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에 합의, 앞으로 5년 안에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블록이 탄생하게 된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아메리카 전역으로 확대될 경우 회원국간 교역에 관세가 폐지내지 인하되는 등 역내 교역이 급증할 전망이다. 경제규모에서 유럽연합(EU)을 능가하는 FTAA가 본격 출범할 경우 대미(對美) 교역의존도가 높은 아시아권 국가들에 피해가 예상된다. 그러나 각종 현안에 대한 국가간 이견이 커 추가협상에 상당한 난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아메리카대륙 FTAA가 정식 출범되면 인구 8억의 아메리카 대륙이 단일 경제권으로 거듭나게 된다. 영국 BBC 방송은 NAFTA를 확대, 재편하는 형식의 FTAA 창설이 "인류의 교역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야심찬 작업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FTAA는 역내국가간 재화이동에 대한 관세 폐지 또는 인하, 통관규정 간소화, 수출입 쿼터 및 보조금 폐지 등 각종 무역장벽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정상회담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은 FTAA의 출범이 21세기를 '아메리카대륙의 세기'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와 중남미가 힘을 합쳐 정보통신 등 첨단 기술분야에서 아시아와 유럽에 맞서겠다는 정치ㆍ경제적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우리 앞에 여러 가지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가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에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추가협상 난항전망 저개발국들은 미국, 캐나다 등 일부 선진국 주도의 무역질서 확립에 반발하고 있어 세부협상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엘살바도르, 세이트 루시아 등은 벌써부터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대우를 요구하고 있으며 브라질도 농업보조금 및 반덤핑 규정에서 미국의 양보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 역시 중남미 국가들에 관세인하 압력을 가하고 있다. 국가별로 산업ㆍ통상정책 등에서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앞으로 ▦시장접근 ▦투자 ▦서비스 ▦정부조달 ▦분쟁해결 ▦지적재산권 ▦보조금 ▦반덤핑 ▦공정경쟁 등 9개 분야의 세부합의 도출까지 지루한 협상이 예상된다. 절차문제만을 협의하는 내년 5월까지는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기대할 수 없다.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역시 의회가 부시 대통령의 신속처리권한(패스트 트랙) 부여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국내 의견조절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역주의바람 거세질 듯 아메리카대륙이 단일 경제블록으로 묶이게 되면 당장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중남미산 저가 제품과 농산물이 저율의 관세를 무기로 미국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미주의 지역주의 성향에 맞서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도 경제블록 구성 움직임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교역에 있어 역내 교류를 강화하고 역외 국가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대처하는 지역보호주의 움직임이 한층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21세기 세계 경제는 3~5개 블록으로 재편, 경쟁과 협력을 벌여나갈 가능성이 높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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