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의 수석 정치전략가로 일해온 마크 펜이 힐러리가 반대한 대외무역협정을 성사시키려는 로비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사임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마크 펜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홍보대행사 버슨-마스텔러 월드와이드를 통해 콜롬비아와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로비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얼마전 이를 추진하러 미국에 건너온 콜롬비아 정부 측 대표단과 사적으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힐러리는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클린턴 진영의 메기 윌리엄스 매니저는 “펜의 사임은 강압에 의한 결정이 결코 아니며 그도 ‘판단의 오류’를 범했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마크 펜의 불명예 퇴진은 힐러리의 당선이 유력한 펜실베이니아 주 경선을 2주 남겨두고 일어난 일이어서 힐러리 유세활동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는 한때 철강산업이 발달한 러스트 벨트 지역으로 자유무역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힐러리의 측근이 무역협정 로비를 펼쳐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힐러리는 이중적인 정책기조를 취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는 오바마 대세를 따라 잡기도 바쁜 힐러리 측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으며, 힐러리는 이를 해명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힐러리 진영은 그간 펜이 개인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특히 최근 미 여론이 문제로 삼은 힐러리의 백악관 퍼스트레이디 시절 국정경험도 펜이 제안한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수개월전부터 힐러리 진영의 언론담당 매니저들과 마찰을 빚은 바 있는 등 내부적인 평판이 좋지 못했다는 평가다. 펜은 남편 빌 클린턴 시절부터 클린턴 부부와 오랜 친분을 토대로 선거공약 및 정책과 관련한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