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나인 투 파이브(nine to five)'로 불리는 공무원들의 9시 출근, 5시 퇴근제도를 수술한다. 이에 따라 공무원도 원하는 시간에만 근무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는 '파트타임 정규직'이 도입이 추진된다.
현오석(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현 부총리는 "청년고용 문제가 심각한데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각 부처에 요청하고 있다"며 "공무원도 아예 임용단계부터 시간제 정규직으로 뽑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관계법(국가공무원법 등)에는 나인 투 파이브로만 일할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이 법을 고쳐야 한다"며 "고용노동부와 안전행정부가 고민하고 있는데 현실화하면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큰 고용효과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용부는 제도 도입시 공공 부문에서 5만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민간을 포함한 사회 전체적으로는 50만~6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오는 2017년까지 238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70% 고용률을 달성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현행 공무원 복무규정에는 어느 정도 시간제로 근무할 수 있는 근거가 있지만 임용단계부터 시간제 정규직 공무원으로 채용하려면 공무원 임용령 등을 개정해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독일도 잡셰어링으로 고용을 확충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비정규직이었다"라며 "현 부총리는 지난 2010년처럼 비정규직을 양산해 고용을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으므로 시간제 정규직으로 고용을 확충하는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시간제 정규직 공무원 제도의 초기 도입 부분은 아직 미정이지만 주로 육아복지공무원, 박물관ㆍ도서관 등 대민이용 공공 부문 야간개장 근무 일자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시간제 정규직 인력 뱅크를 만들어 공무원의 육아휴직시 대체인력 투입용으로 쓰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주당 3일만 근무하거나 야간개장 도서관에서 오후4시에 출근해 10시까지 하루 6시간씩 근무하는 일자리 등도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시간제 정규직 공무원의 연봉과 승진체계 조정 등 후속조치가 필요해 관계당국들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