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ㆍLG, 유럽 휴대전화 시장서 격돌"

삼성 패션슬라이드폰으로 LG 초콜릿폰에 맞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시장에서 모양과 기능이 흡사한 휴대전화를 연이어 출시하며 자존심을 건 정면 승부에 나서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킨 모델인 `초콜릿폰'을 지난 5월 유럽 시장에 출시하고 수십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는 등 유통망 구축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6월 모양과 기능이 유사한 `패션슬라이드폰(E-900)'을 유럽 시장에 출시, 맞불 작전을 펼치며 초콜릿폰을 견제하고 나섰다. 초콜릿폰은 LG전자가 휴대전화 부문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개발한 전략 모델. 검은 색상에 국내 최초로 휴대전화에 `터치 센서' 기술을 적용했고 두께 14mm의 슬림폰이면서도 512 MB의 메모리를 가져 MP3로도 손색이 없는 럭셔리폰이라는 게 LG전자의 주장이다. 뒤늦게 유럽 시장에 진출한 LG는 영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연인 콜린 맥러플런을 모델로 기용하고, 수십억원의 판촉비를 쏟아붓는 등 초콜릿폰의 시장 진입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300유로대의 고가임에도 초콜릿폰은 5월 출시 이래 유럽에서만 50만대 이상이 팔리며 선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6월 패션슬라이드폰을 출시해 LG전자와 격돌했다. 패션슬라이드폰은 두께가 16.5㎜로 약간 두껍지만 초콜릿폰과 마찬가지로 휴대전화 전면부에 터치 센서 기술을 적용했고, 200만화소 카메라, MP3 플레이어 등이 내장돼 모양과 기능이 흡사하다. 패션슬라이드폰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삼성전자의 유통망 덕분에 영국과 네덜란드 등 유럽의 주요 국가에서 몇주만에 단일모델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LG전자는 초콜릿폰의 유럽 진출에 위기감을 느낀 삼성전자가 거의 `모방 수준'에 가까운 휴대전화를 만들어 물타기를 하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적자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LG전자의 뒤통수를 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국내에서는 같은 모델을 초콜릿폰보다 12만원 정도 비싸게 팔면서, 유럽에서는 20유로 이상 저렴한 가격에 밀어내 초콜릿폰의 마케팅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 LG전자의 입장이다. 이에 삼성전자측은 "모방 논란의 근거가 되고 있는 터치 센스 기술은 이미 범용화된 기술인 만큼 표절이 아니며 값이 싼 것도 삼성이 원가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노키아, 모토로라 등의 공세로 양사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어서 불꽃튀는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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