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벌써부터 불법선거운동 극성

올들어 1,400건 적발 98년 선거比 2.5배많아내년 6월 치러지는 지자체 단체장과 광역ㆍ기초 의원 등 '4대 지방선거'의 불법 선거운동이 벌써부터 극성이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불우이웃돕기 행사 등으로 위장한 선심성 행사를 열거나 금품수수, 입후보 예정자의 이름으로 현수막 걸기 등 선거의 혼탁 양상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선거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으며, 유권자들의 손벌리기도 여전하다. 게다가 공직사회에서도 지역이나 학연ㆍ혈연을 이용한 편가르기, 줄세우기가 벌어지는 등 선거 조기과열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불법운동 적발건수 크게 늘어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18일까지 1,406건의 불법 사전선거운동을 적발했다. 이는 지난 98년 6.4 지방선거를 10개월 앞두고 적발된 644건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선거 종류별로는 출마예상자를 포함해 ▦기초의원이 633건으로 가장 많고 ▦기초단체장 537건 ▦광역의원 177건 ▦광역단체장 59건 순이다. 또 불법선거 유형별로는 현수막ㆍ포스터 게재 등 시설물이나 인쇄물 관련이 470건에 달했으며, 신문ㆍ방송 등 매체이용 247건, 금품ㆍ음식물 제공도 235건이나 적발됐다. 이를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이 231건, 한나라당 132건, 자민련 60건, 기타 983건이다. 선관위는 이 가운데 16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7명을 수사의뢰 했으며 1,381건은 주의 또는 경고조치 했다. ◇추석 앞두고 사전선거운동 극성 서울의 현역구청장 A모씨는 얼마 전 대대적인 구정설명회를 개최했다. 구청 관계자는 "금품이나 음식제공 등 불법은 없었으나 특별한 사안도 없는 시기에 구정설명회를 왜 열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자리는 구청장 치적만을 홍보하는 이상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또 유권자들의 손 벌리기도 기승이다. 경남의 모 군의원인 B씨는 한 마을의 청년회로부터 추석을 맞아 잔치를 연다며 찬조금을 요구하자 20만원을 전달했다. 선거브로커들도 활개를 치고있다. 서울의 구청장 D모씨는 "지난달 모 정당의 핵심당직자를 잘 안다는 브로커로부터 공천을 받게 해줄 테니 기부금을 내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공직사회에도 선거바람이 거세다. 서울의 모 구청에 근무하는 E모 과장은 "같은 구청에 근무하는 고향선배로부터 ○○○씨를 구청장으로 밀자는 제의를 받았다"면서 "최근 들어 같은 학교나 출신지역 선후배로부터 이런 전화를 심심치 않게 받는다"고 털어놨다. 도희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사무차장은 "탈법 선거운동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어 정부의 단속인력 증원과 처벌규정 강화가 서둘어야 한다"면서 "유권자들도 추석을 앞두고 사전선거운동을 벌이는 예비후보자들을 유심히 보아두었다가 선거 때 표로 심판하자"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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