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장외주식 호가중개시장)이 개장 3년도 안돼 폐쇄될 운명에 처했다.
26일 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는 “당초 장외기업의 거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3시장이 이미 그 기능을 상실했다”며“기능이 마비된 시장을 굳이 계속 운영할 필요는 없다”고 밝혀, 3시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금감위의 이 같은 3시장 폐쇄 검토는
▲3시장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이미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은데다
▲시장 운영과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코스닥시장ㆍ증권업협회도 3시장을 거의 포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3시장은 지난 2000년 3월 장외기업의 거래 편의와 활성화를 위해 개설된 후 이니시스ㆍ소프트랜드와 같은 일부 스타종목의 거래가 늘며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또 지난해 들어서는 상장ㆍ등록기업중 퇴출종목의 재활시장으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그나마 남아있던 스타종목들이 코스닥에 등록되며 거래가 급감하기 시작해 지난해 초 일평균 4억원 정도이던 거래대금이 올 1월에는 일평균 8,800만원 정도의 거래에 그치고 있다. 또 올들어 3시장에서 지정취소된 종목이 전체의 7.4%인 14개에 달하는 등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00년 129개사, 2001년 173개사, 2002년 184개사에 달하던 제3시장 지정종목수가 24일 현재 174개사로 줄어든 상태다.
코스닥증권 관계자는 “상장이나 등록에 아깝게 실패하거나 정규시장에서 퇴출된 종목의 신규진입이 이뤄져야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3시장에 신규지정되는 업체들은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이 드물고, 지난해 거래소에서 퇴출된 서광과 대농이후 퇴출기업의 진입도 전무한 상태다.
시장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코스닥시장 입장에서도 3시장은 `계륵`과 같은 존재다. 한해 1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수익은 고작 3,000만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신호주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은 “시장의 존폐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본다”며 “현재 3시장 전반에 걸친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위 실무관계자는 “장외기업의 인터넷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3시장의 존재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며 “단순하게 거래 활성화를 논의할 단계는 지났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