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파업속 추락하는 '제과 명문'

김희원 기자<생활산업부>

[기자의 눈] 파업속 추락하는 '제과 명문' 김희원 기자 heewk@sed.co.kr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에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에도 또 하나의 장기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5일로 38일째를 맞는 해태제과 일반ㆍ영업직 노조의 파업이 바로 그것. 700여명이 모여 숙식을 함께 하며 한 달여 이상 파업에 임했던 해태제과 노조는 지방에서 상경한 영업 사원들이 다수였던 점을 감안, '장기화를 위한 재정비'를 위해 일주일간 휴식한 뒤 내주부터 다시 총 투쟁에 들어간다. 사측에서 이를 '2차 총파업'으로 부를 만큼 해태 노조의 파업은 장기화 수순을 밟을 공산이 크다. 양측은 파업 이후 12차례의 교섭을 통해 휴일 연차 및 밀린 수당 지급, 노후 차량 교체 등에 대해 어느 정도 타협을 봤지만 핵심 부분에서 좀처럼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쟁점은 인사위원회의 노조원 참여 및 단체협약과 임금협상 동시 추진, 그리고 노조의 실질적인 인정 등. 사측은 인사위원회에 노조원이 참여하는 것은 경영권 침해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으며 임협 동시 추진도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인사위원회 동수 참여 안에서 한 발 물러섰다"면서 "복귀한 노조원들의 신변에 불이익이 예상될 수 있기에 이를 보장할 실질적인 장치 수준을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인수 후유증에 파업이 겹치는 사이 '제과 명가' 해태의 위상은 더욱 크게 흔들리고 있다. 빙과를 제외한 건과 부문만을 논할 때 크라운제과의 인수 이후인 올들어 오리온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져 크라운과 3~4위를 다투는 형태로 위상이 추락했다. 식품 대기업에 생산직이 아닌 일반ㆍ영업직 노조가 등장한 것도 사실상 해태가 처음. 그렇기에 지켜보는 '눈'들이 많은 점도 해태가 넘어야 할 장벽 중 하나다. 97년 부도, 외국계 자본을 거쳐 크라운제과에 인수된 해태의 최근 10년사는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부라보 콘' 하나에 그리도 행복해졌던 어린 시절을 생각한다면 재도약의 기회 앞에서 보다 전향적인 시각을 보이지 않는 양측의 현실이 사실상 아쉽다. '고용 안정'에서 '실질적인 노조 인정' 여부 등으로 포커스가 옮겨진 듯 한 투쟁의 현장을 볼 때 더욱 그러하다. 입력시간 : 2005/08/0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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