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우리는 공급 중심의 산업경제 틀에서 살아왔다. 즉 과잉 경제 속에서 체질을 적응해 오며 산 것이다. 기업의 경쟁을 조직내부의 효율성 극대화에 맞춰 왔다. 그러나 이제는 공급중심의 틀에서 벗어나야 하며 외부환경에도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기업경영이 외부환경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괄목할 만한 외부환경 중 하나는 글로벌화와 사이버(CYBER)라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비즈니스의 등장이다.
마케팅은 소비자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조사하고 그에 맞춰서 경영을 실행하는 것이지만 종전까지는 「무엇을 팔 것인가」 라는 공급자중심의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마케팅의 본질인 「진정 누가 우리의 고객인가」 라는 고객중심의 사고가 필요한 때이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는 「물류마케팅」이라는 용어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시대에 진정한 마케팅은 물류마케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류마케팅은 소비자의 요구를 중심으로 상품을 만들어 공급 중심의 시대와 차별화 해야할 이 시대의 전략이다.
상품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상품의 모든 흐름·보관·수송·포장이 소비자의 요구가 있을 때 시작될 수 있어야 한다.
금융연구원에서 작성한 보고서에는 90년 이후 최근까지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선진국들의 재고 수준이 1.1배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은 97년 말까지 재고수준이 2배 이상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동 연구원에서는 한국의 재고지수가 98년 현재169.7로 미국과 일본의 1.6배, 캐나다의 1.5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재고(창고재고) 상태가 국제적으로 기업의 경영 상태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가 되고 있지만 아직도 국내 일부 기업들은 재고를 넉넉히 가지고 있지 못하면 불안하여 영업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재고파괴를 경영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는 일본의 경영컨설턴트 니카이 히사시는 다음과 같이 경영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산-판매=재고」가 아니라 「생산=판매+재고」 의 개념이 되어야 한다고. 즉 생산 해 놓고 판매하다가 남은 것이 재고가 아니라, 판매할 양에 필요한 만큼의 재고를 더하여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류마케팅은 상품의 정체를 더 이상 예사로 보는 개념이 아니라 상품의 정체를 큰 낭비로 보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만큼 만 만들며 더 나아가 이익의 개념도 「원가+이익=판매가」 에서 「판매가-원가=이익」으로 바뀌는 경영전략으로 인식해야 한다.
상품의 흐름이 생산 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성향 파악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상품이 정체되므로 낭비되는 요소를 최소화 해야만 이익은 발생한다. 판매가를 생산자나 유통업자가 결정하던 시대는 이미 갔기 때문이다.
생산 이전의 원료 조달에서 시작된 상품흐름은 이익을 위해 생산, 판매를 거치면서 정지됨(재고)이 없이 소비자에게 잘 흘러가야 한다. 매출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 이익이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팔다 남는 것이 없는 물류마케팅을 경영에 접목하여 재고파괴를 시도해야 한다. 해외의 유수 기업들이 「공급자 관리 시스템(SCM:SUPPLY CHAIN MANAGEMENT)」을 기업경영에 서둘러 도입하므로 이익을 극대화시키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공급자 관리 시스템도 소비자의 성향을 분석하는 물류마케팅에서 시작되고 있다. GOL123@CHOLLIAN.NET
한상원(한상물류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