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가족의 변화

신록의 계절 5월로 접어들고 있다. 5월은 가정의 소중함과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현실은 가정의 달을 무색케 한다. 돈 문제로 부모ㆍ형제간에 다투고 죽이는가 하면 생활이 어렵다고 어린 자식을 버리는 일도 있다. 또 황혼기에 접어든 노부부의 이른바 ‘황혼이혼’도 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 사회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지고 그 모습도 새로운 형태로 빠르게 변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한번쯤 짚어보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통계를 통해서 몇 가지 확인해보자. 우선 핵가족화가 심화하고 있다.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지난 2005년에 2.9명으로 줄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4명이 넘었다. 또 노부모가 함께 사는 3세대 이상의 가구는 9%도 안 된다. 반면에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20%에 이른다. 다음으로 맞벌이 가구가 늘고 있다. 2005년 맞벌이 가구 비율은 35.2%다. 결혼한 부부 기준으로는 43.9%에 이른다. 여성의 취업이 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이 절반을 넘어섰으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가족들이 흩어져 사는 경우도 많아졌다. 2006년 사회통계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21.2%가 학업ㆍ직장 등 이런저런 이유로 배우자나 미혼 자녀가 타 지역에 살고 있는 ‘분산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국제결혼이 증가해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06년 한 해 동안만 해도 약 4만여건의 국제결혼이 있었고 매년 증가 추세다. 이러다 보니 외국인 배우자나 혼혈 자녀가 있는 다문화 가구가 0.4%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변화들은 산업 사회에서는 불가피한 일이지만 가정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더욱이 앞으로 핵가족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더 늘어나면 우리의 가정은 지금보다 더 위태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에 대응해 과거에 가족이 제공했던 가치를 어떻게 하면 사회공동체 내에서 공급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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