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1일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국내투자 허용 여부와 관련해 “외화표시자산에 투자하는 KIC가 원화표시자산에까지 투자하는 것은 설립 취지에 맞지 않고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KIC 국감에서 “KIC는 외환보유액 및 공공기금 운용을 통해 국부를 늘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지 원화보유액을 새로 조성해 이를 운영하라고 만든 기관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KIC의 국내 주식ㆍ채권 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의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지난해 2월 국회에 제출했으나 여야 의원들의 반대의견이 많아 현재까지 상정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표도 “KIC는 국내 투자가 허용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해외자본의 국내 증시 이탈시 이를 완충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법 개정안까지 냈지만 이는 좀 문제가 있다”며 “증시 개입을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유지하는 것은 과거 사례를 보면 시장왜곡만 초래할 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KIC는 천연자원 및 미래성장동력 확보 등 국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방안을 만들고 해외 국부펀드 및 대형 투자회사와 활발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국제 투자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진영욱 KIC 사장은 “해외 국부펀드가 국내 공동투자를 요청해올 경우에 대비해 아주 예외적으로 국내 투자를 허용해달라는 의미”라며 “국내 증시에 개입할 능력이나 의사도 없고 외화 전문투자기관이라는 KIC의 성격을 변화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