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민영화 이전에 시중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산업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6일 "민영화 이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신기반을 갖추고 있는 다른 시중은행 인수를 시도할 수 있다"며 "산업은행이 올해 산은금융지주와 정책금융공사로 분리될 예정이고 정부가 앞으로 5년 내에 지분매각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민영화 이전에 타 은행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산은금융지주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기업금융 노하우가 있으면서 탄탄한 수신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시중은행을 인수해 경쟁력을 키우는 게 바람직하다"며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외환은행 등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구조조정 시기에 매물로 나온 시중은행의 가격이 합리적이라면 M&A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외환은행 외에도 미국 본사가 어려움에 처한 한국씨티은행 동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산업은행 민영화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산업은행은 오는 8~9월 상업은행과 IB를 겸비한 산은금융지주와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정책금융공사(KPBC)로 분리된다. 정부는 금융시장 여건을 봐서 앞으로 5년 내에 산은금융지주의 첫 지분 매각에 나서게 된다.
결국 산은금융지주는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ㆍ산은자산운용 등의 금융회사를 거느리게 되며 다른 은행에 비해 열세에 있는 수신기반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 산업은행과 다른 시중은행의 M&A를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신기반을 갖추고 있는 시중은행과 합병하면 경쟁력을 확보, 정부 입장에서도 매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또 금융지주회사 설립 이후 시장상황을 감안해 국내와 해외 상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