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신년 연설에 대한 평가를 겸해 열린 24일 오전 청와대 회의. 시간에 쫓겨 연설 원고의 절반을 소화도 못한 채 내려온 것을 의식한 듯, 노 대통령은 “페이스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도 “기대했던 것에 비해 크게 빠지지는 않았다”면서도, 시간조절 실패로 대통령이 허둥지둥한 모습이 텔레비전을 통해 그대로 노출된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불찰이었다. 참모들도 책임감을 느낀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등 신년 연설이 담아야 할 것들을 채우지 못한 것에 대해 “시간 관계상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실상 ‘실패한 신년연설’. 이를 의식한 듯 25일 연두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노 대통령과 청와대의 긴장감은 한층 더해졌고, 알맹이 있는 회견이 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졌다. 윤 수석은 “1시간 가량 진행되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모두연설에 할애된 시간은 5분 가량”이라며 “신년 연설에서 제대로 포인트를 주지 못한 부분을 감안해서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개헌 문제를 중심으로 하되, 연설 과정에서 ‘핵심’으로 꼽으면서도 시간 때문에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사회투자와 사회적 자본 등의 성장 전략과 정치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대선과정에서 중립적 위치를 지키기 위해 중립 내각 구성 등에 대한 입장과 최근 열린우리당 탈당 사태에 대한 인식과 탈당 등 자신의 거취 문제, 여기에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의 가파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에 대한 경착륙 우려와 부동산 거래세 등 세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의제에 대해 발언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