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교육CEO 비전을 말한다] ⑥ 박철원 (주)한우리열린교육 회장

독서교육 앞장 20년…정책 변화에도 기여<br>입시 논술 비중 커지고 입학사정관제 확대등에 주목 받아<br>"2015년까지 회원 2배·매출 3배 늘릴것"…해외수출 포부도


한우리열린교육은 지난 10월16일 20세 생일을 맞았다. '한우리열린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8년이지만 열린교육의 모태인 사단법인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는 1989년 창립 이래 20여년간 국내 대표 독서교육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 박철원(70ㆍ사진) 한우리열린교육 회장 겸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이사장은 "20년 전만 해도 독서는 '교육'이라는 인식보다는 그저 자기소개서 취미란의 단골 소재일 뿐이었다"며 "'독서교육'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시작했던 한우리가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근본적 변화에 보이지 않는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7만여명이 넘는 회원과 전국 250여개의 지역 센터를 운영하며 연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표 독서교육 브랜드이지만 처음은 결코 쉽지 않았다. 평소 '국가의 문화와 수준, 국민의 교양을 높이는 길은 교육이고 그 출발은 독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박 회장은 80년대 초 독서운동단체를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러나 당시 정권에 반대하던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념독서 서클이 활성화돼 있던 '시대적 상황' 탓에 꿈을 펼치기 어려웠다. 이후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독서 문화 강의 등을 진행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았다. 박 회장은 "어려서부터 독서습관이 길러지지 않은 성인들에게 독서란 '졸리고 어려운 일'일 뿐이었다"며 "이 때 '씨앗을 뿌린 뒤 30년은 기다려야 열매를 맺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30년을 내다보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자"는 다짐을 하게 된 것이다. 오랜 노력의 결과였을까. 1980년대 후반 국민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 덕에 1989년 '책 읽는 국민, 성숙한 사회'를 모토로 사단법인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가 출범했다. 본부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박 회장은 본격적으로 독서교육에 돌입하면서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집중했다. 책을 고르는 방법부터 책을 읽은 후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이 학부모들에 의해 지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면서 사업의 규모가 점점 커졌지만 부작용도 생겼다. 교육을 위해 교재나 교구를 제작ㆍ배포하면서 사단법인이 영리사업을 한다는 오해를 받게 된 것.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일인데 오해를 받아 여기저기 불려 다닌 탓에 지치고 힘들었었다"는 박 회장은 1998년 이 부분을 떼어내 별도의 사업을 시작했고 이것이 바로 한우리열린교육의 시작이 됐다. 독서도 체계적으로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박 회장의 생각은 한우리의 독서교육 프로그램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박 회장은 "책을 통한 인성과 사고력 계발이란 목표 아래 유치부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통합교과적 사고력 발달과 인성 함양을 위해 매달 필독서 2권을 선정, 독서를 바탕으로 글쓰기와 토의ㆍ토론 능력을 배양하는 종합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한우리는 초등생의 경우 독서지도사와 소수 아이들이 모임을 이뤄 책을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거나 토론을 하면서 아이들의 창의력과 발표, 논술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등과 고등부는 토의ㆍ토론을 통해 '한국사, 세계사 역사논술''교과문학 맥잡기'등의 특강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특목고는 물론 수능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 같은 한우리의 20년 내공이 담긴 교육 프로그램은 최근 입학사정관제 및 독서이력제 확대 등 교육정책의 변화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한우리가 이미 20년간 이어온 책 선택부터 토론, 서평 작성, 추천글 쓰기 등 다양한 독후활동이 변화하는 교육제도에 걸맞은 중요한 학습법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입시제도가 변했다고 한우리가 다른 사교육 업체들처럼 사업 영역을 새롭게 모색하고 시도할 이유는 없다. 이미 우리가 걸어온 길을 그대로 가면 된다"며 "다만 그동안 오프라인으로 작성해 오던 다양한 독후활동을 온라인에 저장하는 수준의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오는 2015년까지 현재 7만명인 회원을 두 배 이상인 15만명으로 늘리고 전국에 있는 지역센터를 세분화해 700개로 늘려 튼실한 열매를 맺기 위한 자양분을 차곡차곡 쌓아 나갈 계획이다. 그는 "현재 1년 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2015년까지 현재 세운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연 매출이 600억원까지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독서지도사 과정 등 한우리 20년 역사의 주역이 된 주요 프로그램을 해외에 수출하고 싶다는 그는 "사업 초 한국은 그야말로 독서교육에 있어 황무지였다"며 "그런 환경에서 어린 새싹들의 미래를 위해, 더 나아가 국가의 교양을 위해 '지적 저금통장'을 만들어 왔다고 자부한다"며 밝게 웃었다. ◇약력 ▦1940년 충남 예산 ▦1974년 중앙대 대학원 사회교육과 ▦1989년 사단법인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창립 주도(본부장 취임) ▦1998년 ㈜한우리열린교육 설립 ▦2000년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회장 ▦2010년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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