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도시/수도권 개발지/중소상가 몰락 가속

◎할인점·백화점 등 속속입주 여파/매출격감속 폐점 속출/권리금 없는 매물 홍수… 임대문의도 없어일산·분당 등 신도시와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에 들어선 중·소형 상가들의 몰락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시설이 대거 들어서면서 아파트단지내 소형 상가는 물론 중·대형 상가까지도 매출이 뚝 떨어지는가 하면 아예 문을 닫는 상가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권리금은 물론 임대료까지 낮춰 내놓은 물건이 쌓이고 있으나 거래는 극히 부진하다. 특히 지하층의 경우 임대가 되지 않아 2∼3년간 비어있는 곳도 허다한 실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올해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신도시 주변의 상권이 대형 유통시설 중심으로 재편돼 중·소 상가들은 몰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분당에 삼성백화점, 일산에 롯데백화점 등이 개점을 앞두고 있어 이들 지역의 소규모 상가들은 갈수록 생활터전을 잃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5일 일산신도시 마두동 D상가 1층 의류대리점. 간판만 덩그렇게 붙은 채 문이 굳게 닫혀 있고 입구의 유리벽에는 「급매물, 권리금 없음」이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만난 상가 주인 송모씨는 『3년전 분양받을 때만 해도 장사가 잘 됐으나 2년 전부터 주변에 할인점과 백화점이 속속 들어서면서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분양가라도 챙길 요량으로 가게를 내놓았으나 석달째 매매는 물론 임대 문의조차 없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일산은 E마트, 킴스클럽, 뉴코아백화점에 이어 지난해 까르푸와 그랜드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소규모 점포들의 매출이 30∼50%가량 줄었다. 심지어 두진레이크, 태영프라자 등 중·대형 상가들마저 대형 할인점에 손님을 빼앗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자 김정호씨는 『슈퍼마켓·의류대리점·가구점·제과점 등은 임대료도 내지 못할 정도』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권리금 없는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분당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지난해 블루힐백화점과 E마트가 들어선 이후 소형 상가들은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분당 금곡동에서 가구소품점을 하는 권수정씨는 『할인점과 대형 쇼핑센터에 손님을 빼앗겨 매출이 40%나 줄었다』며 『시설비를 손해보고라도 가게를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도시 주변의 택지개발지구는 사정이 더하다. 일산신도시 이웃의 행신·능곡지구 상가들은 일산의 할인점과 백화점에 손님을 빼앗겨 울상을 짓고 있다. 능곡지구 K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할인점인 LG마트가 개점해 인근 상가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슈퍼·소품점 등은 80%가 매물로 나와 있다』고 귀뜸했다. 장사가 안되자 임대료 및 권리금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일산은 평당 1천3백만원에 분양받은 1층 전면 점포의 매매가격이 한때 평당 2천만원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1천4백만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분양가를 겨우 웃돌고 있는 셈이다. 임대료도 지하층과 지상 3층은 최고 30%, 1층의 목이 좋은 곳은 10% 정도 하락했으나 그나마 거래가 뜸하다.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내놓은 물건도 상당수에 이른다. 다른 신도시보다 사정이 낫다고 하는 분당도 분양가의 50% 수준이던 단지내 상가의 임대료가 지하층은 30%, 1층은 20%선까지 하락했다.<성종수>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