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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월 무역수지가 예상 밖의 적자를 내며 중국 경제 성장세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단 1ㆍ4분기 전체 수출이 13.4%가 증가했고 수입 증가도 내수 회복을 반영하는 만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대다수 경제학자들의 평가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나면서 수출에 의지하고 있는 중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여기다 일부 중국 기업들이 수출 실적을 부풀려 신고하며 통계 자체가 허수라는 지적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중국의 무역증가율은 당분간 둔화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내수 회복" 긍정적 평가 대다수=중국의 3월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에 그쳤다. 앞서 해관(세관)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1.7%를 벗어난 수치다. 중국 수출이 당국의 예상치를 밑돈 것은 4개월만에 처음이다. 반면 수입은 예상치인 6%의 2배를 넘는 14.1% 증가하며 무역수지는 8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취약한 상태인 만큼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지만 당초 151억 달러의 흑자가 예상됐던 무역수지 적자는 뜻밖의 결과였다.
이 같은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중국내 경제학자는 물론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오히려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내수가 살아나면서 경기 회복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수입 증가가 원자재 수요에 따른 것인 만큼 중국 정부 주도의 인프라 지출지표인 고정자산투자(FAI)가 향후 빠르게 증가하며 2ㆍ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다시 8%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회복세는 일시적" 경고도= 하지만 수출 회복세 둔화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1ㆍ4분기 13.4%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수출 경기가 좋지 않았던데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신경보는 중국 경제가 하반기 적지 않은 어려움 봉착할 가능성도 높다며 분명한 회복 시나리오를 당국이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 등은 여전히 경기 침체로 구매력이 낮고 미국 역시 경기 회복세가 아직 취약한데다 정치적 이유로 일본과의 무역 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일본 등이 자국의 경제안정을 위해 화폐 가치를 하락시키고 있어 중국 기업의 수출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신경보는 전망했다.
일부 통계 데이터도 수출 둔화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동기대비 1.9% 하락했고 기차 화물 운송량도 2.2% 감소했다. 3월 전국 전기 사용량도 동기대비가 변화가 없다. 경제평론가인 주쥔셩은 "대외무역의 회복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국제시장의 일시적 반등에 따른 것"이라며 "지표상승에 리스크 요인을 잊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입 통계왜곡과 핫머니 유입= 3월 수입액이 예상보다 늘면서 겉으로는 내수 회복의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구체적인 숫자를 믿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21세기경제보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의 대홍콩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9% 급증했다. 지난 1995년 3월 이래 18년래 최고치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대미 수출, 대 유럽연합(EU) 수출은 각각 6.5%, 14%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홍콩은 다국적 기업의 물류 중심지로서 중국에서 홍콩으로 수출된 물량은 다시 미국이나 EU 지역으로 재수출된다.
따라서 미국이나 EU 수출은 감소했는데도 대홍콩 수출은 90% 이상 급증했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문은 결국 홍콩의 보세지역을 통과한 수출품이 대외로 나가지 않고 다시 국내로 수입되며 수입 통계를 부풀린 것으로 분석했다.
위안강밍 칭와대 세계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은 "누군가가 정치적인 업적 쌓기를 위해 특정 지역의 수출 실적을 부풀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보다는 통계 목표를 맞추기 위한 조정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간 무역수지 목표가 정해진 상황에서 1ㆍ2월이 20% 초과달성하자 인위적으로 적자를 내 연간 목표인 10%를 맞추려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역으로 위장한 핫머니의 유입도 수입증가를 부추겼다. 중국본토와 홍콩의 금리차이를 노린 핫머니가 무역 경로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류리강 ANZ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들어 중국 경상계정이 자본계정 흐름에 연동되기 시작했다"며 "이는 홍콩과 중국 대륙간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금리차익을 노린 핫머니가 중국내로 유입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해관당국도 금리차익을 노린 핫머니의 유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