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년 덩샤오핑(왼쪽)이 개혁개방 모델을 찾기 위해 리콴유 당시 싱가포르 총리를 방문했을 때의 사진이 쑤저우 공업원구 전시관에 걸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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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저우 공업원구는 중국과 싱가포르 최고 지도자간의 합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 설계사 덩샤오핑이 지난 78년 싱가포르를 방문해 당시 리콴유 총리를 만나는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덩은 개혁개방을 결심하면서 네 마리 용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던 싱가포르 개발 모델을 중국에 이식하기로 하고 개혁 개방 첫 해인 78년에 리 총리를 찾아 땅과 인력을 공급할 테니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고 요청한다.
이어 90년대 초부터 중국내 싱가포르 방식 공업단지 건설안이 구체화하면서 리콴유 총리가 직접 중국을 방문해 1년여간에 걸쳐 부지를 물색했다. 이 기간 동안 리 총리는 장쑤성, 산동성 등 동부 연안에 접해있는 주요 성의 도시들을 둘러보며 어디가 최적의 입지인가를 고민했고 결국 쑤저우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지난 94년 문을 연 쑤저우공업원구는 올해로 17주년을 맞았다.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장 삼각주의 배후 지역으로 물류 입지 조건이 좋은데다 쑤저우 시민의 근면성을 결합할 경우 첨단 IT단지로의 육성이 가능하겠구나 라고 리 전 총리가 착안했다는 후문이다.
원구 15주년인 지난 2009년 쑤저우를 방문한 리 전 총리는 과거의 전형적 농촌 마을에서 최첨단 IT 과학ㆍ문화 도시로 발전한 쑤저우 공업원구를 보고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표현했다. 싱가포르 개발 모델을 따라 시작했지만 이제는 싱가포르보다 한 수 앞서는 단계로까지 발전한 것을 이 같은 사자성어로 표현한 것이다.
중국이 쑤저우공업원구의 성공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고 더욱 육성하려고 하는 지는 쑤저우공업원구개발 위원회의 면면과 조직을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중국측 주석을 중국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왕치산 부총리가 맡고 있으며 그 밑에 상무부, 외교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국토자원부, 국가세무총국 등 주요 부처가 분포돼 있다. 쑤저우공업원구에 들어섰고 앞으로 들어설 기업들의 경영활동 지원에 필요한 제반 행정 서비스를 일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