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을 심리한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의 배심원단은 2일 늦은 오후 피고 삼성전자가 원고 애플에 1억1,962만5,000 달러(1,232억원)를 배상하라는 평결문을 낭독했다. 이는 본소 청구금액의 18분의 1 수준이다.
배심원단은 또 애플이 삼성전자에 15만8,400 달러(1억6,300만원)를 배상토록 했다. 이는 반소 청구금액의 39분의 1이다.
배심원단은 문제가 됐던 애플의 특허 중 647 특허(데이터 태핑 특허)와 721 특허(슬라이드 잠금해제)에 대해서는 일부 또는 전부 침해 판단을, 959 특허(통합검색 특허)와 414 특허(데이터 동기화 특허)에 대해서는 비침해 판단을 내렸다.
소송 대상 중 172 특허(자동 정렬)에 대해서는 이미 재판부에 의해 침해 판단이 내려진 상태에서 재판이 이뤄졌기 때문에 배심원단은 손해배상액만 판단했다.
배심원단은 삼성의 239 특허(원격 영상 전송 특허)에 대해서는 비침해 판단을 내렸으나, 449 특허(디지털 이미지 및 음성 기록 전송 특허)에 대해서는 침해 판단을 내리고 반소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루시 고 재판장은 이날 배심원 대표가 평결문을 낭독한 직후 양측 변호인단에게 평결문을 약 30분간 검토한 뒤 의견을 내도록 지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애플이 일부 오류를 발견해 이의를 제기했다.
오류의 내용은 재판장이 침해 판정을 이미 내렸던 애플의 172 특허 관련 사항 일부에 대해 삼성이 물어야 할 배상액이 ‘0’으로 돼 있었던 점이다.
다만 오류가 있는 곳이 일부분에 불과해 수정이 이뤄지더라도 배상 액수 등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배심원들에게 월요일인 오는 5일 다시 모여 이 부분에 대해 평의를 재개토록 지시했다.
상대편으로부터 받는 배상액으로 보면 애플이 삼성의 755배 이상이다.
그러나 평결 내용을 살펴 보면 애플의 완승, 삼성전자의 완패였던 재작년과 작년의 1차 소송 평결과는 판이한 결과로, 삼성전자 주장의 정당성도 상당 부분 인정했다는 점에서 ‘무승부’ 내지는 ‘분위기상 삼성의 판정승’이라는 평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에서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낸 본소 청구액은 21억9,000만 달러(2조2,700억원),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낸 반소 청구액은 623만 달러(64억6,000만원)였다.
재판장은 배심 평결이 확정되면 다시 양측 이의제기 절차를 거쳐 1심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제기된 제1차 ‘애플 대 삼성’ 소송에서는 삼성이 애플에 9억2,900만 달러(9,900억원)를 배상토록 명하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1심에서 나왔으나 쌍방이 이에 대해 항소해 사건이 연방항소법원에 계류중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