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본부장은 이번주 중·후반 방중하는 방향으로 중국측과 일정을 잡고 있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10일 전했다.
조 본부장의 방중은 지난주 워싱턴과 평양에서 각각 진행된 한미·북중 북핵 라인간 동시접촉 이후 첫 일정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형식적으로는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이지만 내용면에서는 핵심 6자 회담국인 남·북·미·중 4자간 협의라는 점에서다.
특히 이번에 주목되는 것은 중국을 통해 전달될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입장이다.
지난달 말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회동한 우 대표는 지난 4∼8일 북한을 방문했다. 우 대표는 방북시 미국과 협의한 내용을 토대로 북한과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 교환을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우 대표는 북한측에 비핵화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도 요구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지난 4∼5일 진행된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이 "원하는 만큼 오지 않았다"(정부 고위당국자)는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말 미중간 협의에서 제시된 중국의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이 비핵화 사전조치를 강조하는 한미 양국의 입장에는 미흡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이번에 중국과의 협의에서 좀 더 진전된 입장을 보였다면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계기로 북핵 대화 재개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6자회담 재개 움직임은 다시 한동안 얼어붙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한 북한은 핵 능력을 진전시키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는 등 비핵화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대외적으로는 비핵화 대화를 포함한 대화에 대한 참여 의사를 강조하고 있으며 비핵화 대화시 핵·미사일 실험에 대해 모라토리엄(유예)을 할 수 있다는 말도 하는 등 도발·위협 공세를 펼쳤던 올 상반기에 비해서는 다소 유연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북한 태도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게 한미 양국의 입장이다.
한미 양국은 북핵 대화가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대화가 돼야 하며 그런 점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엄격한 전제조건(비핵화 사전조치)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같은 한미 및 중국, 북한간 입장차를 고려할 때 이번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당장 돌파구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은 상태다.
한 정부 고위소식통은 "한 번에 결판이 날 일은 아니고 조금씩 서로 맞추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차원에서 한중 회동 이후에도 비핵화 대화 재개 가능성을 모색하는 관련국간 후속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측 데이비스 대표도 이르면 이달 하순께 한중일 3국을 순방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