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경력의 환전상도 판별하기 힘들 정도의 신종 초정밀 100달러권 위조지폐 일명 `슈퍼노트' 1천400매(한화 1억4천만원 상당)를 유통시킨 일당이 적발됐다.
이번에 적발된 슈퍼노트는 국내에서 이제껏 발견된 외화 위조지폐 중 최다액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2일 중국에서 100달러권 위조지폐를 대량으로 들여와 환전한 혐의(위조외국통화수입 등)로 이모(49)씨 등 4명을 적발, 이 중 이씨를 구속하고 위폐유통 과정에서 이씨를 도운 부인 김모(45)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5일과 30일 2차례에 걸쳐 중국 선양(瀋陽)의 환전 브로커인 중국동포 정모(41)씨로부터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1천400매를 받아 입국한 후 남대문시장과 경기 부천 소재 은행 등에서 환전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은행에서 직원들이 위폐 감별기를 사용했으나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고 환전에 성공했으며, 남대문시장 환전상들이 자체 위폐 감별기를 이용, 위폐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통과가 되지 않아 위폐로 의심한 뒤에야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번에 발견된 위폐는 일련번호가 `CB'로 시작하는 2001년형 초정밀 위폐로 육안으로 식별이 상당히 어렵다. 경찰로부터 진폐 여부 감별을 부탁받은 30년 경력 환전상 김모(58)씨도 이 위폐를 진폐로 판정할 정도였다.
경찰은 금융기관에 위폐 감별기가 설치돼 있으나 직원들이 정확한 사용법을 모르거나 고장난 상태로 방치하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사용법을 숙지하고 기계성능 점검을 정례화하도록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에 촉구할 방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에서 적발된 100달러짜리 이하 미화 위폐는 2001년 189매, 2002년 286매, 2003년 544매, 2004년 667매로 이번에 적발된 위폐가 규모면에서 최다액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