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기준금리 0.25%P 인상] 외환, 당분간 1110~1120원 게걸음장세

당국 급격한 환율하락 막기 나서

13일 한은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주가는 소폭 내리고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주가는 전일보다 5.47포인트 내린 2,089로, 원달러 환율은 5.20원 내린 1,114.20원으로 마감했다. 명동 외환은행 창구 모습. /이호재기자

정부의 전방위적인 물가압박으로 거시정책의 기조가 변할 조짐을 보이면서 외환시장의 기류도 조금씩 바뀌는 조짐이다. 아직 속단할 수는 없지만 1,150원대의 고공행진은 당분간은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점진적인 하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방향의 전환 흐름이 그대로 묻어났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40전 급락한 1,109원에 개장했다. 이후 당국의 개입 등으로 오르내림을 계속했지만 환율은 결국 전날보다 5원20전 내린 1,114원20전에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1,115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11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날 외환시장은 재정위기에 빠진 포르투갈이 대규모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유로화 가치가 급등,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장 초반부터 빠르게 내려갔다. 여기에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강세를 타면서 환율하락을 부채질했고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사상 최저치로 고시한 점도 환율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원화결제 수요가 출회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듯했으나 10시 20분께 한은의 금리인상 발표 직후 1,110원선으로 밀렸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물량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세가 나오면서 낙폭을 줄였다. 이날 장 초반 사상 처음으로 2,100선을 돌파한 코스피지수가 장 후반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낙폭을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외환딜러는 "1,110원선에서 외국계 은행을 통해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물량이 나왔다"며 "당국이 금리인상으로 인한 급격한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방어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앞으로 환율의 흐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안겨준다. 당국이 기준금리 인상과 환율의 절상이라는 큰 테두리를 견지하되 급격한 절상은 막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한데다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상태인 만큼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1,110원~1,120원 사이를 오르내리는 게걸음 장세를 이어가되 중장기적으로는 1,100원대를 향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한 외환딜러는 "금리인상 속에서 환율의 절상은 막기 힘들고 당국도 어느 정도는 이를 용인할 것"이라며 "다만 수출업체의 경쟁력 등을 감안해 당국이 소폭의 개입은 이어가고 1,100원대 아래로 내려가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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