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각국 기대ㆍ우려 교차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며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라크전을 둘러싼 이견으로 2차대전 이후 가장 악화된 미-유럽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일방주의와 독선이 강화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은 미국의 지원 확대를 기대하는 눈치다. ■ 유럽연합(EU)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 재선으로 미-EU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친 스타일의 부시 대통령이 향후 4년을 더 집권하게 됨에 따라 이라크전을 비롯한 주요 국제 현안을 둘러싼 미-EU 갈등과 유럽의 반미 정서가 더욱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뤼셀 소재 유럽정책센터의 스탠리 크로식 소장은 "세계 국가들은 이번 대선을통해 미국인들이 부시의 정책을 승인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이것은 서로에도움이 되지 않는 미국에 대한 적대감과 반미 정서를 한층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을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EU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이라크 추가 파병 요구가 줄어드는 대신 비군사분야 지원 요구가 강화될 것이라는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유럽안보연구소의 니콜 네소토 소장은 "부시가 이라크에서의 고립 상황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앞으로 EU와 협력 확대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EU 국가들은 최악의 경우 재선으로 기세가 오른 부시의 오만함을 계속 맛보아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그네 본데빅 노르웨이 총리는 부시 재등극 이후 미-EU 관계가 더 벌어지면 EU내부의 안보.외교 협력 강화 움직임이 가속화돼 노르웨이가 EU에 가입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 아시아 중국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가 대만 문제를 둘러싼 이견과 무역 분쟁에도 불구,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중국 지도부는 부시 재선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면서 "물론 민감한 대만 문제를 놓고 부시 행정부와 충돌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 외에 특별한 이견은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라크 침공을 강행한 미국이 향후 대만 독립을 부추길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길든 대부분 일반 국민들은 부시 재집권을 재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시민은 "부시는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지 못했다"면서 "세계가 그를 메스꺼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인도, 호주 등 주요 국가들은 부시 재선으로 안보와 교역, 경제분야에서 이득을 보기를 기대하는 한편으로 미국의 독선과 일방주의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염려도 제기되고 있다. ■ 아프리카 아프리카 국가들은 부시 재선으로 미국의 경제 및 인도주의적 원조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11 테러 이후 부시가 대(對)테러 작전을 강화하며 아프리카 국가들의 협조를이끌어내기 위해 예기치 않은 지원을 많이 제공했기 때문. 부시는 지난 4년 동안 아프리카에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와 말라리아 퇴치기금 150억달러를 지원했으며, 개발지원금 규모도 대폭 늘렸다. 나이지리아 라고스 대학의 이케 오녜크웨레 교수는 "전통적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은 미국 민주당 정권을 지지했으나 9.11 테러 이후 사정이 확 바뀌었다"면서 "부시가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며 미-아프리카 관계가 급속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 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 종식을 위한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은 부시를 "오만하고 근시안적 인물"로 헐뜯는 등 반감도 만만치 않다. 비판론자들은 특히 부시가 대테러 투쟁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아프리카 독재정권들의 행태를 묵인해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브뤼셀.베이징.요하네스버그 로이터.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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