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9부(최완주 부장판사)는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받다 사망한 박모(당시 39)씨의 유족이 D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병원은 유족들에게 배상금 8,400만원과 이자를 지급하라”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사가 의약품을 사용할 때 첨부문서(약품 설명서)에 기재된 주의사항에 따르지 않아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의사의 과실이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박씨가 특정 약품을 맞은 후 투약 부작용인 저혈압이 발생했는데도 의사가 반복적으로 주사를 놓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의료진의 과실과 박씨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한 의료진이 주의사항에 따르지 않은 투약행위에 대해 유족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배상책임도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사망한 박씨가 오랜기간 알코올 의존증에 빠져있었으며 투여한 약품이 알코올 의존증 환자 치료에 지속적으로 사용돼왔다는 점을 감안해 병원의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앞서 박씨는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위해 지난 2008년 경기도 의왕시 D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 의료진이 투약한 ‘할로페리돌’이라는 주사를 맞은 뒤 저혈압 상태가 악화돼 같은 날 사망했다. 사인은 ‘심정지’였다. 이에 박씨의 부인 강모(43)씨 등 유족들은“의료진이 알코올 의존증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할로페리돌을 주사해 의료 과실로 박씨가 사망했다”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