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을 공식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후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별장(다차)으로 향했다. 자신의 별장에서 두 정상만의 시간을 갖자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간곡한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단독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5월 방문 당시에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관저로 초청, 카자흐어로 `바냐'로 불리는 사우나를 즐기며 친교를 나누기도 했다. 당시 이 자리에서 이번 순방에서 결실을 거둔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와 아티라우 석유화학단지 사업이 구체화 되기도 했다.
두 정상이 시간을 보낼 별장은 아스타나 인근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쪽에서는 수행부장과 통역, 경호 등 최소한의 인원만 동행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전날 저녁에도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 내외에게 직접 대통령 관저 구석구석을 소개하며 4시간 가량 시간을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에서 사우나나 별장 초청은 전통적으로 귀한 손님을 모실 때 최고 신뢰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사우나 회동의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전 대통령 등 몇몇 정상에게만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어느 정도 중요한 손님으로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단독 회동에서도 카자흐와의 경제협력관계에 대한 중요한 사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