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리하락과 주가/신성호 대우경제연 연구위원(기고)

속락하던 주가가 주가지수 6백선을 바닥으로 상승세로 전환되며 위축됐던 투자분위기를 뒤바꾸어 놓았다. 거래량도 크게 늘어나 손바뀜도 활발한 편이다. 이때문에 94년 11월 이후 추세적인 주가하락이 마무리됐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기복은 있겠지만 추세의 반전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추세적 주가하락은 마무리된 것 같다. 이같은 전망의 가장 큰 근거는 무엇보다 금리가 상당기간 하향안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지난해 4월 10.4%를 바닥으로 연말에 12.7%까지 올랐던 채권 수익률이 올들어 11.8%로 하락했다. 물가상승압박이 작고 자금수급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금리는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1월중 채권발행규모도 지난해 수준을 밑돌고 최근에는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연기시키는 조짐마저 있는 형편이다. 이에 반해 정부가 금리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실시하겠다고 표명한 만큼 올해 통화공급은 넉넉할 듯 싶다. 정부도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데 이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금리는 회사채 수익률 기준으로 11%대에서 안착할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10%대 금리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금리가 안정되면 주가는 상승하게 마련이다.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12월 결산 상장기업들의 금융비용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8천4백43억원 가량 줄어들며 12월 결산 비금융업체의 반기이익을 45%나 늘리는 효과가 있다. 또 금리하락은 기업들의 투자를 부추겨 경기회복을 촉진시킨다. 지난 95년중 금리를 완만하게 낮추었던 미국의 경우 96년에 안정된 성장을 유지했다. 유럽 주요국들도 지난해까지 금리인하를 꾀했는데 96년 중반을 넘기면서 경기가 회복됐다. 금리하락에 따른 경기회복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은 95년부터 96년까지 매년 18∼33%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70년대 이후 금리와 주가흐름이 괴리된 경우는 82년 상반기와 95년밖에 없을 정도로 금리하락은 주가상승에 호재로 작용했다. 금리추이는 실물경기보다 주식투자에 있어 우선 고려할 사안이다. 이밖에 경기도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다수 경제예측기관들은 올 2·4∼3·4분기부터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추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재고율이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를 고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재고율과 주가와는 선후행 시차가 매우 짧은 편이다. 이번 금리하락으로 기관들의 투자대상폭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하락으로 인해 기관들이 채권등 안정된 금융상품만으로 자금을 운용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기금의 경우 금리가 14% 이상 돼야 수지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은행권의 예대마진폭도 2%포인트 남짓하여 금리가 하락하면 자금운용을 대출이나 채권으로만 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기관들은 자금운용대상을 예금 또는 대출, 채권 투자중심에서 주식까지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당분간은 주식에서 입은 손실이 커 주식거래에 주저하겠지만 금리안정이 정착되면 기관들도 주식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지난 연말과 연초 주가가 급락한 데 따른 반등 차원이라고 여겨진다. 통상 주가하락의 막바지 국면에서는 급락분위기에 눌려 주가를 매우 낮춰 보는게 일반적이다. 지난 81년 1월과 92년 8월의 추세반전 초기과정에서도 주가가 급등했었다. 94년 11월 이후 주가하락과정에서 주가가 크게 떨어져도 지수 8백40포인트선을 밑돌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동안의 주가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물론 최근의 상승을 대세상승으로 보는 것도 성급한 면이 있다. 금리하락에 힘입어 추세반전이 이루어졌지만 상승속도와 추세반전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단기 매수보다는 추세반전을 염두에 둔 장기관점의 투자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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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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