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슬람 원리주의 '형제단' 태풍의 눈으로

[이집트 시위 사태 격화]<br>反 무바라크 투쟁 이집트 국민지지 높아<br>권력 장악땐 팔과 협력 반미·반이 가열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이스라엘이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핵심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집트 최대 야권세력인 '무슬림형제단' 의 존재" 라고 전했다. 이슬람원리주의 성격을 지닌 무슬림형제단은 이스라엘의 주적(主敵)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와 형제 관계다. 적의 적은 동지라는 설명이다. 이집트 반무바라크 세력의 구심점으로 부상한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비롯한 시민세력이 정권을 차지하려면 오랜 반정부 투쟁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얻은 무슬림형제단과 연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만약 무슬림형제단이 단독으로 정권을 접수한다면 서방진영으로서는 끔직한 재앙이 된다. 이른바 지난 1979년 '이란 혁명' 사태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슈피겔은 무슬림형제단이 권력을 단독으로 장악하거나 새 정부에 제휴 형태로 참여하면 가자지구 봉쇄에 대한 협력을 거부하고 하마스에 무기를 공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 정부가 이집트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근본 원인이다. 반면 이슬람원리주의 원조국인 이란은 아랍 전역을 휩쓸고 있는 독재타도운동이 새로운 이슬람 보수주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이란 보수파는 최근의 개혁운동이 1979년 친미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호메이니 혁명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대표적 보수인사인 무함마드 자바드 라리자니 이란 인권고등위원회 사무총장은 "무슬림은 정치적 변혁에 더 적극적"이라며 "그들은 신의 뜻으로 그들의 원하는 정권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원리주의 세력 등 보수파는 강력한 반미ㆍ반이스라엘 성향이다. 이슬람 보수파의 득세는 미국과 유럽ㆍ이스라엘 등에 최악의 시나리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6월 이슬람 세계와의 화해를 내건 이집트 카이로 연설에서 아랍권의 독재정권들에 "강압이 아닌 동의를 바탕으로 권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1년 반이 흐른 29일 오바마 대통령은 이집트 사태에 대한 성명에서 자신이 이 말을 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오바마 정부가 양심과 이익 사이에서 결국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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