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車업체 지재권소송 러시

혼다 도요타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의 대(對) 중국 지적재산권 소송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중국 토종 및 국내외 합작기업이 이들 다국적기업의 상표나 디자인을 베꼈다고 중국 현지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내고 있는 것. 도요타가 중국 최대 민간 자동차업체인 길리를 상대로 상표 도용 침체 소송을 낸 데 이어 닛산은 또 다른 중국업체인 만리장성자동차에 자사 디자인을 도용한 혐의로 제소를 고려하고 있다. 중국내 최대 글로벌 업체인 폴크스바겐도 이에 앞서 상하이 소재 중국 국영 자동차업체인 체리와 지적재산권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혼다도 지난 주 상표권 침해 혐의로 청킹 소재 2개 중국업체에 소송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송 러시는 전자 제품서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중국 시장에 워낙 만연한 불법 복제 때문에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결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관료주의 특성상 피소 중국업체들이 대부분 지방 정부 소유 국영업체로 업계 영향력이 막강한 터라 승소 가능성이 적다는 게 이들 외국업체들의 딜레마다. 실제 도요타는 길리와의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 이번주 초 패소 판결을 받았다. 베이징 소재 법원은 판결문에서 길리의 상표는 소비자 입장에서 도요타 상표와 구분 가능하다며 중국업체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번 판결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자국 및 국내외 합작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동시에 자동차 소송에 대한 방향을 알려주는 시금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요타의 패소 소식이 알려지자 세계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은 소송 제기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이에 앞서 체리가 생산한 두 종의 차량이 한국의 GM대우가 만드는 차량의 디자인을 복제했다고 보고 자체 조사에 들어간 바 있다. GM은 체리가 상하이 소재 국영기업으로 정부의 손길이 미치고 있어 승소하기 어려운데다 설사 이기더라도 법원이 사실상 마땅한 구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지적재산권 침해를 지켜 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 딜레마에 빠져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업체들이 이들 글로벌 업체들과의 합작과 제휴과 활발해지면서 이 같은 지재권 침해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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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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