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한 신용경색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월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후 진정기미를 보이던 미국 신용시장이 금융기관의 수익이 악화하면서 지난주 말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두달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 뉴욕 증시는 신용경색 재발 우려로 19일 폭락했다. 미국발 신용경색이 다시 불거지면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미국 국채(TB)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파산을 전제로 한 파생상품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도 다시 치솟아 위험도가 높은 금융상품 기피 현상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공교롭게도 블랙 먼데이 발생 20주년인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64% 하락, 5거래일 연속 떨어지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다시 증폭시켰다. 19일 뉴욕채권시장에서 2년 만기 TB 수익률은 0.13%포인트 급락한 3.78%에 마감돼 2005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일간의 2년물 TB 수익률 낙폭은 무려 0.45%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2001년 9ㆍ11 테러 발생 직후 한주간의 낙폭인 0.63%에 근접하는 수치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인해 정크본드와 TB의 신용 스프레드(금리격차)는 4.2%로 확대됐다. 채권수익률 급락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FRB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신용경색이 재발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10년 만기 TB 수익률도 5거래일에 0.30%포인트 하락, 9월 금리인하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기업들의 채권 신용도를 나타내는 CDS는 이날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경색 재발에 대한 불안감은 기업 실적부진과 경기침체 우려 등과 합쳐지면서 주식시장에도 밀려들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387포인트(2.64%) 하락한 13,522.02포인트에 거래를 마쳤고 대형주 중심의 S&P500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도 전날보다 각각 2.56%와 2.65% 떨어졌다. 다우의 이날 하락폭은 신용경색이 폭발한 8월9일 이후 최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