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영어회화 '명품 강좌' 인기

직장인들 최고 月80만원 수강료도 선뜻<br>일정수준 실력자끼리 강좌 구성<br>외국인강사 1:1 맞춤형지도 특징




외국계기업 한국3M에 근무하는 최익준(33)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수년전 눈 딱 감고 투자했던 고급 영어 회화 프로그램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 회사 안팎에서 만나는 외국인 방문객들과 ‘편하게’ 의사소통하고 있는 현재의 자기 모습이 여간 만족스럽지 않다. 지난 2004년 7월 그는 국내 한 유명 영어학원에서‘대학 등록금보다 비싼’1년6개월 과정의 290만원짜리 영어 회화 강좌를 선뜻 결제했다. 평소 제대로 된 외국인 영어회화 학습을 갈구해왔던 그는 월 평균 20만원에 육박하는 수강료가 부담스럽긴 했지만 자기계발 욕구에 우선 순위를 두고 이 같은 과감한 결정을 했다. 월 수강료가 수십 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급 영어회화 강좌들이 직장인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자기계발, 조직내 경쟁력 확보, 이직 등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고가의 소수 정예식 ‘명품’ 강좌에 승부를 걸겠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 실제 한국에 3곳의 어학센터를 개설한 외국계 영어교육업체 월스트리트인스티튜트(WSI)의 경우 구랍 20일 여의도에 분원을 개설하면서 예상치 않게 수 백명의 넥타이 부대들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WSI의 비즈니스 영어회화 프로그램은 1년 과정 기준으로 수강료가 무려 285만원에 달하는 초특가 프로그램. 그것도 월별 결제가 아닌 등록 당시 전액결제 방식으로만 수강 신청을 받는다. 그럼에도 여의도센터가 10일간 확보한 등록인원은 같은 기간 강남센터와 종로센터가 확보한 인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WSI 뿐만 아니라 YBM어학원의 ‘English 1to1’이나 파고다어학원의 ‘다이렉트 잉글리시’ 등 대부분의 유명 프리미엄 강좌들도 새해 들어 직장인들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대부분 외국인 강사가 1:1 방식으로 개인지도를 하는 맞춤형 강의가 특징. 한달 수강료는 월 8회 기준으로 40만원대를 호가한다. 파고다어학원의 조훈기 팀장은 “수강 회수를 늘릴 경우 월 수강료가 60~80만원을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어느 정도 영어회화 실력을 갖춘 직장인들, 특히 외국계기업 직장인들 사이에서 특히 프리미엄 강좌의 인기가 높다는 것. 1:1 혹은 소수정예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때문에 가격은 비싸지만 영어회화를 집중해서 배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일반 영어회화 프로그램에 대해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50분 강의 중 학습자료 나눠주고 학생들이 서로 한 마디씩 하다 보면 실제 말할 수 있는 시간은 15분도 채 안된다”며 불만이다. ‘끼리끼리’ 모일 수 있다는 점도 프리미엄 강좌의 또 다른 인기 비결이다. 외국인과 오직 영어로만 의사소통해야 하는 강좌의 특성이 영어 초보자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면서 자연스레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자’들로만 수강생이 짜여진다. 독일계 기업 한국지사에 근무하는 허지은(30ㆍ여)씨는 “어느 정도 말(영어)이 되는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학원 안팎에서 인적 네트워킹이 형성돼 업계 돌아가는 정보까지 교환할 수 있다”고 귀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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