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대형 아파트, 전통을 입다

'남산 트라팰리스'등 인테리어에 한옥 스타일 접목


전통 한옥 소재인 화강석으로 마감된 삼성건설의 남산 트라팰리스 욕실(윗쪽)과 전통 주막 이미지가 강하게 묻어나는 코오롱건설의 울산 파크폴리스 주방 모습.

‘세련된 현대화와 편안한 오리엔탈리즘이 만나다.’ 최근 분양하는 주상복합이나 중ㆍ대형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가면 거실 바닥재나 아트월 등에서 동양적인 장식이 많이 눈에 띈다. 고전적인 유럽풍 저택의 분위기나 세련된 현대양식이 주류를 이뤘던 인테리어에 한옥 등에서 볼 수 있는 동양적인 요소를 가미해 중ㆍ장년층을 중심으로 자산규모가 큰 고급주택 수요층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삼성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서울 ‘남산 트라팰리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45~80평형 6개 타입 136가구로 구성된 남산 트라팰리스는 모든 평형에 ‘한옥’ 스타일을 접목하는 컨셉으로 설계됐다. 현대적인 분위기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군데군데 포인트로 고급스러운 한옥의 이미지를 나타내 현대적인 멋과 전통적인 멋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집안에 들어서는 현관문부터 옛 한옥 대문양식인 양개문(兩開門)을 달아 전통미를 느낄 수 있고, 현관 바닥엔 전통 한옥 석재인 화강석을 깔았다. 현관에서 거실로 들어서는 복도벽도 전통양식으로 황토벽 느낌이 나는 회벽(灰壁)으로 처리했다. 거실 바닥은 대청마루 양식의 무늬목을 깔아 전체적으로 한옥 분위기가 나고, 욕실도 대리석이 아닌 화강석으로 마감돼 있다. 그러면서도 거실엔 최근 가구박람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멀티거실장을 옵션으로 설치할 수 있어 유럽풍을 원하는 고객의 취향도 함께 고려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SK건설이 인근에서 이달초 분양한 ‘리더스뷰 남산’도 91평형 펜트하우스에서 동양적인 요소를 많이 엿볼 수 있다. 현관 앞과 거실에 한옥의 창호지문 문양의 장식을 포인트로 설치해 전통적인 냄새가 묻어난다. 거실바닥은 남산 트라팰리스와 마찬가지로 대청마루 무늬목이 깔렸다. 리더스뷰 남산 91평형에는 특히 남산과 도심 조망을 최대화 하기 위해 거실의 한 켠에 팔각정 모양의 조망 공간을 설치해, 마치 수려한 정자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인테리어는 신동엽의 러브하우스 출연으로 유명해진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진석씨가 운영하는 Y그룹이 맡았다. 코오롱건설이 지난해 울산에서 분양한 주상복합 ‘파크폴리스’는 좀더 적극적으로 한옥 양식을 접목한 사례다. 한국적 인테리어로 유명한 김부곤씨가 인테리어 설계를 맡은 파크폴리스의 주방은 초가지붕만 얹으면 마치 용인 민속촌의 한 주막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한국적인 양식을 적극 표현했다. 김씨는 “우리 고유의 여백의 미와 절제된 양식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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