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比 정국 불안고조 금융시장 혼란

比 정국 불안고조 금융시장 혼란 투자심리 불안 가속…증시 환울 요동 필리핀 정국이 새해 초반부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상태로 치달으면서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연말 이슬람계 분리주의운동 지도자인 아부 사야프의 검거 이후 30일 하루동안에만 무려 5건의 폭탄테러가 연쇄적으로 발생, 14명이 사망하고 100여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연말이 피로 얼룩지면서 사회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 테러를 현재 탄핵재판을 받고 있는 조세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사주했다는 의혹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사야프 검거이후 군대까지 동원되는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음에도 폭발사고가 연쇄적으로 발생한데 주목하고 있다. 폭탄테러의 규모와 수법이 사야프가 이끌었던 이슬람조직의 역량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에 따라 야권을 중심으로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탄핵을 모면키 위해 고의적으로 테러를 일으켜 계엄령을 발동하기 위한 사전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 상원의 탄핵재판에서 에스트라다 대통령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증언이 나온 뒤여서 이 같은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충격파가 2일 증시폭락과 환율급등으로 이어진 셈이다. 에스트라다의 측근이었던 에쿼터블 PCI 은행의 클라리사 오캄포 수석부사장은 탄핵재판에서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지난 99년 5억페소(1,000만달러)에 달하는 은행계좌에 가명으로 서명했다고 증언, 일대 파문을 불러왔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신고한 99년말 재산신고에는 이 금액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2일 오후 속개된 탄핵심판에서는 이 증언의 유효성을 둘러싸고 검찰과 변호인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측은 지난 99년말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재산신고에서 이 돈이 분명히 누락됐다며 탄핵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에퀴터블 PCI 은행의 법률고문인 마누엘 쿠라토를 추가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변호인측은 오캄포의 주장이 당초 탄핵안에 들어있지 않았던 사실이라며 증언을 기각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 지난 1972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대통령이 정치위기를 모면키 위해 사회불안을 조장한 뒤 계엄령을 전격적으로 포고한 사례가 있어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불안케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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