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금고에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반면 일부 미국 주 정부는 곳간이 텅텅 비어 차용증까지 발행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1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뉴욕 주정부가 캘리포니아 주에 이어 단기차용증서(IOU)를 발행할 예정이다. 통신은 뉴욕주 의회가 마감 시한을 두 달이나 넘겼음에도 1,350억 달러 규모의 주 예산을 처리하지 못해 뉴욕 주정부가 IOU 발행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욕주가 IOU를 발행하는 것은 지난 1980년대 이후 처음이다. 데이비드 피터슨 뉴욕 주지사는"주 정부차원에서 제공하는 각종 공공 서비스가의 중단되면서 거리 곳곳이 무법천지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경찰이나 공공보건업무 종사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IOU를 발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욕 주 정부가 IOU 발행이라는 초강수를 띄우게 된 것은 재정지출 삭감 규모를 둘러싼 주 상원 의원들간의 힘겨루기로 예산 처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주 공화당 상원의장 딘 스켈로스 의원은 민주당이 제시한 삭감액수 보다 더 많이 삭감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민주당과 피터슨 주지사는 2억 7,600억 달러를 삭감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공화당은 7억 7,500억 달러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도 지난 해 7월 대규모 재정적자 상태에서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26억 달러 규모의 IOU를 발행했다. 당시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납세자들의 세금 환급과 대학생 학비 지원을 위해 연 3.75%의 IOU를 발행했다. 어음 소유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 웰스파고 등과 같은 은행들에서 현금으로 바꿨다. 하지만 뉴욕주의 경우 이번 IOU 발행에 은행들의 협력을 쉽게 얻어낼 지 아직 불확실하다. 피터슨 주지사는"지난 해 캘리포니아 주 정부도 은행들의 협력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이번에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