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삼성전자 실적 후폭풍… IT주 휘청

삼성SDI·LG전자·LGD 등 IT업체 전반 먹구름 확산<br>스마트폰 부품주도 미끄럼… 증권사 목표가 하향 잇달아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잠정실적의 후폭풍이 거세다. 삼성전자가 지난 5일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2ㆍ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후 삼성전자 관련주는 물론 LG전자ㆍ삼성SDIㆍLG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업종 전반에 걸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과도한 장밋빛 실적전망으로 빈축을 샀던 증권가에서도 대형 IT주의 실적전망치를 낮추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ㆍ전자업종지수는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전일 대비 2.73%(270.32포인트) 떨어진 9,621.16포인트를 기록, 전업종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24% 떨어져 2거래일 연속 3%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122만6,000원으로 주저앉았다. 삼성그룹 계열 부품사인 삼성SDI(-1.06%)와 삼성전기(-0.87%)를 비롯해 중간 재료를 생산하는 제일모직(-0.69%) 주가도 소폭 하락했다.

삼성전자 후폭풍은 삼성그룹 내 IT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관련주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LG전자는 전일 대비 2.13% 하락한 6만8,000원으로 7만원대가 붕괴됐고 LG디스플레이(0.57%)와 LG이노텍(0.36%)은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대표적인 스마트폰 부품주로 분류되는 파트론(-4.05%), 이수페타시스(-5.49%), 플렉스컴(-7.52%) 등 중소형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IT 분야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마저 실망스러운 잠정실적을 기록한 마당에 다른 기업의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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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전망한 주요 대형 IT 기업의 실적추정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LG전자의 경우 지난달 5,0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영업이익 추정치가 이달 들어 4,768억원으로 줄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달에는 3,136억원까지 높여 잡았지만 이달 들어 3,067억원으로 떨어졌고 삼성SDI도 3월 초 452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 추정치가 334억원으로 26%가량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대형 IT 업체의 실적 악화를 우려하며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2ㆍ4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4,6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돼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1만5,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낮췄다. 황준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해 "패널 판가하락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9% 낮춘 3만1,000원으로 조정했다. 박상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수익성 악화로 인한 부품단가 인하 우려로 삼성전기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 이후 스마트폰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전문가들은 당분간 IT주 전반에 걸친 주가하락은 피할 수 없겠지만 실제 실적에 따라 주가흐름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2ㆍ4분기 실적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3ㆍ4분기 이후 미국의 경제회복 등에 힘입어 실적이 증가할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IT 산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큰 만큼 철저히 실적을 보고 접근해야 한다"며 "글로벌 IT 업체에 납품량이 많고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 투자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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