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600선서 바닥다지면 연말큰장"

■ 주가상승 가속도 붙는다수급개선·반도체값 상승·신용상향등 잇단 호재 경제는 물론 증시도 힘을 못쓸 것이라는 비관론을 비웃듯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증시 격언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미국 테러 대참사 이후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두터운 매물벽을 근거로 어두운 시장 전망을 내놓았지만 주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테러 참사 이후 미국 뉴욕 증시가 재개장한 지난 9월17일 468.76포인트를 기록했던 종합주가지수는 14일 600선을 넘어서며 606.68포인트를 기록했다. 무려 29.42%의 상승률로 브라질(22.50%), 미국 나스닥(19.79%), 독일(16.82%)의 주가상승률을 훨씬 앞서고 있다. 특히 연말 큰장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 매수에 이어 기관이 가세하고 고객예탁금도 꾸준히 증가하는 등 증시 수급구조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회생의 핵심인 국제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를 지속하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호재가 겹겹이 맞물린 상황이다. ◆ 연말 큰장 오나 주식시장이 예상외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자 연말에 중기적으로 고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낙관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예상하지 않았던 S&P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등 잇따른 호재성 재료와 배당 투자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연말장세의 특성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650선을 넘어 700선 고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메릴린치ㆍWI카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관건은 600선 안착 여부다. 지수가 600선에서 바닥을 다진다면 1년 2개월째 박스권 상단을 지키고 있는 630선을 향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연말 큰장도 가시권에 들어오게 된다. 김기태 WI카증권 상무는 "투신권으로 시중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그동안 외국인에 의한 외끌이 장세가 쌍끌이 장세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수 전망에 실패한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돈이 유입되고 있어 결국에는 주식을 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고객예탁금이 9조원에 육박하는 등 개인들의 부동자금도 증시로 속속 유입되고 있는 점도 연말 유동성장세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복병 또한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미국 경기침체 지속과 4ㆍ4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 악화 가능성, 2차 테러 및 보복 전쟁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이 증시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보수적 시각도 있다. 단기급등에 따른 이익실현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 경제 전반에 활력줄 듯 주가 상승은 꼬였던 시중자금의 물꼬를 터 경제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주가가 오르면 갈 곳을 찾지 못하던 시중부동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가속돼 주가 추가 상승의 원동력이 되는 주식시장 내 선순환을 거쳐 기업자금조달 통로라는 증시 본연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더욱이 반도체경기가 회복조짐과 맞물려 생산을 촉진시키는 것은 물론 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으로 생산과 출하가 늘어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 경우 침체를 겪고 있는 실물부문의 회복도 한층 앞당겨지게 된다. 회사채 만기도래 집중 등으로 암울했던 연말이 희망과 기대로 바뀔 수 있고 그 중심에 주식시장이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다. ◆ 주식 갖고 있는 게 유리 주가의 행보가 가파라지고 있어 섣부른 교체매매보다는 보유 종목군을 중심으로 수익률을 극대화시키는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핵심우량주와 업종 대표주, 중가 우량주 등이 선도주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해 이를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 고객예탁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금융ㆍ건설 등 대중주도 관심 대상이다. 외국인선호주와 함께 실적호전주, 경기민감주, 배당투자유망주 등도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경기 회복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투자자금의 일부를 현금으로 보유하면서 경기를 확인하는 투자자세가 요구된다. 김대중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교체매매를 잘못할 경우 이중의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순환매의 형태를 띠고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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