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 창업’ 인기몰이

“오십이 다 돼 가는 마당에 언제 컴퓨터 배워 장사 시작 합니까?” “인터넷 창업이 좋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한테나 유리하지요” 일자리 구하기 힘든 요즘, 점포 없이도 물건 판매에 나설 수 있는 `인터넷 창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나 컴퓨터 등 관련 지식 부족을 이유로, 혹은 습득 과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외면해 버린다. 이런 사람들에게 충남 논산에 사는 이항규(59)씨는 “인터넷 장터에선 이 메일만 주고 받을 줄 알아도 물건을 팔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인터넷 장터인 옥션(www.auction.com)에서 미숫가루를 판매하고 있는 이 씨는 아들이 창고에 쌓인 재고 미숫가루를 인터넷을 통해 단숨에 팔아버리는 모습을 지켜본 후 인터넷 판매에 나서게 됐다. 이 씨는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들에게서 인터넷 사용법을 배웠고 지금은 혼자서 인터넷 주문을 받아 월 3,000~4,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씨는 “판매하는 물건 목록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 올리는 상품 설명 화면 등은 처음에 한번만 외주 제작을 의뢰했고 그 이후엔 더 이상 손댈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씨처럼 성공한 사람들 중 대다수는 “컴퓨터 실력이 성공을 위한 첫번째 요소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물건 소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요즘 소비자들이 어디 화려함에 속아 선뜻 물건을 사버릴 정도로 어리석은가. 그 보다는 `무엇을 팔 것인가`라는 결정력, 물건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의 신뢰도, 부지런함 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장사를 하는 데 있어 상식적인 요소들이 인터넷 창업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이다. ◇초보자에겐 경매 사이트 적당 = 이렇듯 인터넷 초보자라도 장사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만 갖추고 있다면 인터넷 판매에 한번 나서볼 만하다. 특히 창업 자본이 넉넉치 않은 사람이라면 이 씨가 판매 장터로 활용하고 있는 옥션을 비롯해 와와컴(www.wawa.com), 이쎄일(www.esale.co.kr), 온켓(www.onket.com) 등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먼저 둘러 보는 게 좋다. 자신만의 쇼핑몰을 만들 경우엔 제작 비용은 물론 지속적인 관리 및 홍보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경매 사이트는 이미 정해져 있는 절차에 따라 팔고자 하는 상품을 등록만 하면 된다. 등록 및 판매 시 일정 수수료만 내면 되기 때문에 유지 비용도 적게 든다. 또한 방문자가 사이트에 따라서 하루 67만 명에 이를 정도로 많아 고객을 불러 모으기 위한 수고를 따로 할 필요도 없다. 물론 단골이 꽤 생길 정도로 자리가 잡힌 후에는 매출 증대를 위해 이벤트나 색다른 홍보 방법을 모색하기도 해야 한다. ◇`인터넷 창업 설명회` 가 볼만 =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각 경매 사이트들은 신규 판매자 교육이나 창업 설명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옥션(www.auction.co.kr)이 매월 개최하고 있는 `신규 판매자 교육`의 경우 최근 창업 지원자가 급증하면서 1년 새 참석자가 200%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이 곳에선 어떤 물건을 어디서 구해 어떻게 팔 것인가 등 인터넷 창업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옥션에서 신규 판매자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윤병준 부장은 “작년의 경우 인터넷 판매를 부업 수준으로 생각하는 참석자가 많았으나 올해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자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재래시장, 도소매 상점 운영자들의 판매 문의메일이 하루에 20~30통씩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 설명회 일정 등 관련 정보는 경매 사이트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얻을 수 있다. 인터넷 창업이 인기를 끌면서 이에 대한 정보 공유를 하는 웹사이트도 생겼다. 옥션 판매자들의 모임인 셀리안(www.sellian.com)은 현재 회원 수가 6,000여 명이나 된다. 이 곳에선 판매자들끼리 판매 노하우와 실전 기술을 공유하고 선후배 판매자 간에 질의 응답도 오간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관련기사



정영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