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곳곳 가동중단 조업설득 안간힘/노동계파업 재계대응·표정

◎대규모 규탄집회 등 확산추세 전전긍긍/용역직원 투입·조업재개 서명운동 온힘/3개사만 부분파업 여파 최소화에 치중/주력자동차 절반가동 “법따라조치” 강조/대부분 정상근무 구체대응책 생각안해주요그룹 및 기업들이 새해 첫출발부터 「노동법파장」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자동차 등 일부업종의 파업확산 속에 생산이 차질을 빚으며 그 피해가 커질 기미를 보이자 재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6일 경총을 비롯한 경제단체의 「강경대응」입장과 맥을 같이하고, 특히 어떤 경우든 「연초차질」은 「연중부담」이 된다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재 노동법파장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기업은 현대, 기아가 대표적이며 업종으로는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중공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정몽구 현대그룹 회장은 7일 상오 긴급사장단회의를 열고 계열사별로 보다 적극대응, 조기정상화에 나설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 이에따라 현대는 본사 관리직사원들이 급히 울산으로 내려가 근로자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또 관리직과 비파업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일부가동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 이같은 움직임은 자동차, 케피코의 경우 전면파업 상태인데다 정공, 자동차써비스 등이 부분파업에 돌입했으며 현총련이 이날 대규모 규탄집회를 개최하는등 확산추세에 따른 것. 현대의 경우 중공업, 종합목재, 강관 등은 이날 정상조업을 했다. ○…「무분규 3년」의 대기록이 예기치 못한 사태로 깨어지자 허탈해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7일 이틀째 파업이 계속되자 비파업조합원, 간부, 사무직 등 1만5천여명을 투입, 조업을 강행. 현대는 6일에도 조업을 실시했으나 1백70대를 생산하는데 그쳐 사실상 가동중단 상태. 현대는 평일의 경우 5천5백대를 생산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1천대를 넘기 힘들어 생산차질이 우려된다. 자동차는 지난해말부터 2만8천여대의 생산차질로 2천3백5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현대정공도 파업을 계속해 지난해 26일 부터 갤로퍼와 싼타모 생산이 중단되고 있으며, 회사측은 하청 근로자들을 동원해 차체 및 자동차부품 생산공장만 일부 가동중이다. ○…기아그룹은 기아, 아시아자동차 등 주력사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생산 및 매출차질이 본격화되자 간부, 관리직이 나서 정상조업 결의대회와 설득작업을 펴고 있으나 사태해결에는 역부족. 기아자동차는 올들어서만 7일까지 이미 1만2천대의 차질로 7백8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기아는 지난 6일에 이어 이날도 일반직 사원들이 전원출근, 일부라인 가동을 추진했으나 라인점검과 부품정리 등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시아는 감독자, 용역직원들을 투입해 가동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가동률 10% 수준으로 사실상 중단상태다. 회사에서는 조업재개 서명운동, 전호독려 작업 등을 펴고 있다. ○…대우그룹은 자동차, 대우기전, 대우정밀 등 3개사가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고, 다른 업체들은 정상조업을 하고 있다. 민노총 소속의 이들 3개사 노조원들은 상오에 근무하고 하오엔 집회에 참가하거나 근무시간의 절반만 채우고 나머지는 파업하는 등의 형태로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조업률 50%선. 이들 업체의 경영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현장에 내려가 조합원들에게 파업에 가담하지 말 것을 설득하는 등 파업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심. ○…쌍용그룹은 자동차외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 하지만 주력사인 자동차가 모처럼 잘 돌아가다 절반가동 상태에 들어가자 사태해결을 위해 총력. 손명원 사장은 이날 상오 「즉각 정상조업을 호소합니다」란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12월26일부터 파업으로 이미 2백62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회생불능의 구렁텅이에 빠져들 것』이라고 근로자들의 조업복귀를 호소. 손사장은 또 『불법파업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법과 사규에 따라 강력조치할 것이라고 강조. ○…한라그룹은 주력사인 만도기계와 한라중공업이 파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으나 그룹차원에서 특별한 대책마련은 하지 않을 방침. 한라는 이번 사태가 7일을 고비로 재계와 노동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보고 사태악화시 경총이 마련한 지침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 ○…조선업계는 노동계 총파업에 강경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노조집행부에 대한 고소고발에 들어간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대우, 한라, 한진중공업 등 주요업체들이 정상조업을 하고 있어 아직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은 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노조집행부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파업지침을 계속내리고 있으나 파업참가자가 극소수에 그치고 있어 파업이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업계는 자동차와 달리 조선노조의 총파업 참여율이 저조한데 대해 근로자들의 평균연령이 35∼36세로 자동차보다 4∼5세이상 많고, 무노동무임금 등의 엄격한 적용때문으로 분석하기도. 한편 삼성, LG, 선경, 한진, 한화 등은 이번 파장에서 비켜나 있어 한해를 경쟁관계의 다른 기업들에 비해 유리하게 출발하게 됐다.<박원배·이의춘>

관련기사



이의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