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지속되고 있는 주택시장의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방은 과잉공급 논란에도 불구하고 분양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수도권은 집값 하락은 물론 신규 분양에서도 잇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접수를 받은 아파트의 청약결과가 지역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부산, 경남ㆍ북, 전북 등 지방은 대부분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한 반면 수도권은 미분양이 다반사다.
최근 2~3년간 공급이 집중됐던 부산의 경우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신규 분양이 호조세다. GS건설이 이달 공급한 '신화명리버뷰자이(619가구)'는 59㎡형이 최고 4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진흥기업이 경북 칠곡에서 분양한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도 562가구 모집에 3,027명이 신청, 평균 5.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입주자를 모두 채웠다. 특히 칠곡은 그동안 순위 내 마감한 단지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곳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대림산업이 익산에서 공급한 '익산 e편한세상 어양(206가구)'은 소규모 단지이기는 하지만 115㎡형(36가구)과 142㎡형(4가구) 등 중대형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반면 이달 초 이뤄진 동탄2신도시 3차 합동분양은 평균 0.8대1의 저조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의정부 '일성트루엘'은 203가구 모집에 청약자가 단 1명도 없었고 안양 '호계 미원아파트'도 48가구 모집에 3명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주택시장에서 지방 강세가 수년째 이어지면서 집값이 역전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12월 평균 2억465만원으로 같은 시기 인천의 매매가 평균 1억9,662만원보다 503만원 더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리서치팀장은 "새 정부의 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오면 수도권 신규 분양시장도 다소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