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모 무리한 다이어트땐 제대혈 보관 어려워져

산모 무리한 다이어트땐 태반내 혈액 부족<br>충분한 영양섭취 안하면 혈액순환 어려워 빈혈 우려<br>극심한 스트레스·불안감도 혈관수축 혈액량 감소 원인

제대혈은행인 라이프코드 관계자가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주부 김모씨(32)는 최근 7년 만에 둘째 아이를 얻었다. 7년 전 첫아이를 가질 때만 해도 제대혈에는 전혀 몰랐다. 하지만 첫 아이를 가졌을 때 그냥 지나치고 말았던 제대혈 보관을 이번 기회에는 꼭 하리라고 마음 먹었다. 그는 아이만 낳으면 제대혈을 얻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김씨의 기대와는 멀었다. 아기 몸무게는 2.5㎏이었는데 저체중아 인데다가 태반내 혈액이 부족해 제대혈을 보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아이를 가진 내내 무리한 다이어트를 했고, 이 때문에 몸이 몹시 허약해져 있는 상태였다. 그로 인해 저체중아가 태어났고, 혈액이 부족해 제대혈 채취조차 어렵게 됐던 것이었다. 줄기세포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지면서 제대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혹시 모를 아이의 질병에 대비, 많은 산모들이 제대혈 보관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혈이란 임신 중 엄마가 태아의 성장에 필요한 모든 세포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탯줄 속의 혈액을 말한다. 피와 면역체계를 만드는 조혈줄기세포와 인체 여러 장기로 분화가 가능한 중간엽 줄기세포가 있어 각종 난치병 치료의 중요한 자원으로 쓰인다. 제대혈은 현재 백혈병과 같은 악성종양, 재생불량성빈혈, 면역부전, 선천성대사장애, 류마티스성관절염 등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알츠하이머병 ▦근이영양증 ▦당뇨병 ▦파킨스씨병 ▦심장병 척수손상 ▦간질환 ▦뇌졸중 치료에도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제대혈은 출산과 동시에 얻어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모든 산모가 제대혈을 보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제대혈은행인 ‘라이프코드’가 분석한 결과 산모 중 평균5%는 보관을 할 수 없다. 가장 큰 원인은 혈액의 부족이다. 이외에도 각종 감염성 질환이 있거나 세균에 감염된 경우에도 제대혈은 보관할 수 없다. 라이프코드 김영진(사진) 의학연구소장은 “제대혈 보관이 불가능한 산모 대부분은 혈액량 부족으로 세포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은 산모의 건강상태. 전체적인 영양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임신부들이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이렇다 보니 산모의 빈혈도 늘고 있다. 보통 임신을 하면 혈액의 경우 양은 증가하면서 농도는 옅어진다. 뿐만 아니라 혈액 중 철분이 태아에게 옮겨져 체내 철분이 부족하다. 혈색소인 헤모글로빈도 감소한다. 혈색소가 감소하다 보면 건강한 산모라도 철 결핍으로 인한 빈혈증세가 나타나기 쉽다. 다이어트를 해서 충분한 영양섭취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당연히 혈액순환이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임신 중 5㎏ 미만으로 몸무게가 늘어난 산모이거나 임신 첫3개월 중 다이어트나 거식증 등 식사관련 장애가 있는 산모들의 경우 빈혈 등으로 인해 혈액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분당제일병원 한성식 원장은 “다이어트를 한 산모라면 반드시 빈혈관련 검사를 임신 초기ㆍ중기ㆍ말기에 받는 것이 좋다”면서 “빈혈은 처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건강한 아이는 물론 제대혈을 채취, 보관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지나친 불안감도 혈액량을 감소시킨다. 스트레스나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인 산모들은 그렇지 않은 산모에 비해 자궁 내 동맥을 지나는 혈액량이 감소한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원인은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 수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노르-아드레날린은 근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호르몬. 이 호르몬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가해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의 양을 감소시킨다. 이외에도 ▦B형간염 ▦C형간염 ▦에이즈(HIV) ▦매독(syphilis) ▦거대세포바이러스(CMV IgM) ▦T-세포 백혈병 바이러스(HTLV-I/II) 등의 질환이 있거나 과거 산모에게 특정 질병이 있었던 경우에도 제대혈을 보관할 수 없다. 또 보건복지부에서는 제대혈 기증자격을 20~34세의 임산부로 제한하고 있다. 라이프코드 김영진 의학연구소장은 “산모의 혈액검사나 병력이 정확하게 체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혈을 보관할 경우 나중에 이식하려다 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제대혈을 냉동보관하기 전에 산모 스스로 의사에게 병력을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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