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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경제학 중심은 인간의 마음

■경제학이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우자와 히로후미 지음, 파라북스 펴냄


저자는 기존 경제학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 경제를 인간의 마음에서 분리하면서 경제현상 사이에 존재하는 철칙이나 그 운동법칙 제시에 그쳤다고 비판한다. 즉 기존 경제학은 인간의 마음을 학문의 영역에 도입하는 것을 철저하게 거부했으며 거의 터부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의 의도는 인간의 마음이 중심이 되는 경제학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경제학이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고 그에 대답한다.


저자는 1960년대 미국 스탠포드대와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교수를 지냈는데 이때는 미국이 베트남 전쟁의 소용돌이에 있을 때였다. 미국의 전 대학이 반전 시위에 휩쓸렸고 저자도 소식지 발행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실망감만 안게 됐고 결국 일본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도쿄대를 거쳐 몇몇 대학의 교수를 지내면서 경제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나리타 공항 건설을 두고 농민과 정부 사이에 벌어진 갈등을 중재하기도 했고 환경문제에도 관여하면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책으로 '대기안정화 국제기금'을 제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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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최종적으로 도달한 것은 '사회적 공통자본'이다. 이것은 "한 나라 또는 특정 지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풍요로운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우수한 문화를 전개하며 인간적으로 매력 있는 사회를 지속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장치"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대기나 삼림, 하천, 토양 등의 자연환경과 도로나 교통기관, 상하수도, 전력·가스 등의 사회기반, 그리고 교육이나 의료, 사법, 금융자본 등의 제도자본 등이 포괄된다.

저자는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 되는 교육, 의료, 금융, 환경 등은 사적소유가 돼서는 안되며 사회적 공통자본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만약 학생들의 고등학교 진학률이 90%면 당연히 고등학교를 의무교육을 해야 하고 대학의 진학률도 절반에 이르는 정도만 되어도 의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학률이 이 정도로 높다는 것은 임의수요가 아니라 기초적인 수요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병에 걸릴 때 안심하고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공통자본이다. 의료 분야에 단편적인 경제적 합리주의를 도입해서는 안된다. 금융 역시 마찬가지다. "돈벌이의 추구가 아니라 사회가 원활하게 기능하게 하는 제도로서 존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인간적인 매력을 갖는 도시, 풍요로운 자연을 지키는 농촌 등도 사회적 공통자본으로 보며 그 중요성을 역설한다. 1만2,0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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