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사채시장도 꽁꽁…'돈가뭄' 심화

중소기업들 "당장 운영자금 필요한데 눈앞이 캄캄"<br>일부 대기업까지 어음발행 늘리며 '발동동'


“명동 사채시장에서도 어음할인을 받기 힘든 지경입니다. 당장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캄캄합니다.” 완성차 업체의 2차 협력사인 한 중소기업 자금 담당자는 최근의 시장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제도금융권 창구는 이미 막힌 지 오래됐고 급기야 사채시장에서도 돈이 돌지 않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일부 대기업들까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어음발행을 늘리는 추세여서 당장 현금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이 대출자산을 늘리지 않으면서 어음할인 창구가 막히자 최근 들어 서울 명동 사채시장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현금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사채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어음 중개업체의 한 관계자는 “명동 사채시장에서 어음할인을 하려는 문의는 제법 있지만 여기서도 신용도에 따라 간헐적으로만 할인이 이뤄진다”며 “명동 전주들도 지금은 투자보다 현금보유에 관심을 더 두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할인이 어려운 것은 일부 건설사와 자동차부품 업체, 그리고 섬유 관련업체들로 이들의 발행어음은 거래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간혹 신용도가 괜찮아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도 있지만 금리는 크게 올랐다. 중견 건설사의 어음할인 월금리가 3개월 전에 비해 0.2%포인트 이상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금리가 1% 안팎에서 결정되는 셈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일부 대기업들도 어음발행 규모를 늘리면서 협력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몇몇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대기업들의 어음발행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어음결제 비중은 지난 1ㆍ4분기 36.3%에서 3ㆍ4분기 39.5%로 늘었다. 대기업들까지 어음발행을 늘리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몰린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지원확대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차부품 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말 완성차 업체들의 감산으로 당장 일감도 줄어들 형편”이라며 “지금 들고 있는 어음으로 현금을 확보해야 당장 위기를 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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