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국민연금, 공룡 운명 안되려면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


국민연금 적립기금은 지난 5월 기준으로 441조5,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1%에 육박했다. 전 세계 공적 연기금과 비교해도 일본 GPIF, 노르웨이 GPF, 네덜란드 ABP에 이어 네 번째로 규모가 크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영향력도 한층 강화돼 국내 증시의 '큰 손'을 넘어 '지배자'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국민연금 구조가 고급여-저부담 구조이고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추세라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기금 고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국민연금 적립기금은 오는 2043년 2,561조4,89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연금이 고갈되는 2060년까지 불과 17년 동안 연금보험금 지급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 기금은 2020년까지 연평균 6.3%의 수익률을 올릴 경우 2060년 소진되지만 수익률이 1%포인트만 낮아져도 고갈 시기가 5년 빨라진다. 그런데도 지난해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4.2%로 주요 국가 연기금 11개 중 꼴찌에 머물렀다. 노르웨이 국부펀드(15.9%)나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13.2%) 수익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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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적립기금 대비 주식투자 비중이 늘어나 1999년 5.1%에서 올 7월 기준 31.2%로 급증했다. 국내 주식투자 비중도 19.9%나 된다.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20%라고 가정할 경우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국민연금의 비중은 2015년 8.29%(115조원)에서 2025년 9.02%(261조원)로 정점을 찍은 뒤 2043년 7.41%(493조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43년부터 2060년까지 국내 주식 시장에서만도 493조원 규모의 주식을 현금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주식을 일시에 대량 매입하거나 처분하게 돼 추종매매까지 결합될 경우 시장 변동성을 키우게 된다. 경제에 불안요인이 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투자 다변화와 해외투자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 정부도 간접 주식투자 시장을 활성화해 국내 주식 시장의 수요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국민연금의 의사결정권을 쥔 기금운용위원회를 자산운용 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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