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EU FTA 4차협상 15일부터 서울서

"車 개방일정 앞당겨지나" 촉각<br>상품 양허·비관세 장벽·지재권싸고 공방 치열할듯<br>4차협상 결과가 향후 협상 속도 가늠자<br>5차 협상은 브뤼셀, 6차는 서울서 열기로


한국과 EU가 15일부터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을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한다. 이번 협상은 상품 양허(개방), 비관세 조치, 서비스ㆍ투자, 지적재산권 등 핵심 분야와 전체 속도보다 느린 부문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어서 결과에 따라 앞으로 전체 협상의 속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는 교착 상태를 보인 상품분과에 대해 한미 FTA와 비교, 상호 불리하게 대우해주고 있는 분야에 대해 그 이유와 개선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결국 자동차 등 쟁점이 될 상품의 개방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또 당초 예정과 달리 5차 협상은 오는 1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고 6차 협상은 12월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함에 따라 한미 FTA에 이어 한ㆍEU FTA의 마무리 회의도 서울에서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한수 대표는 “한ㆍEU FTA 협상을 5월 시작했고 상품도 워낙 많아 시간이 촉박하지만 우리나라는 많은 FTA 경험이 있고 시간을 오래 끈다고 좋은 수준의 협정이 체결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자동차 등 개방 일정 얼마나 앞당길까=물론 4차 협상은 분야별 상품의 개방 일정을 논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미 FTA의 개방 수준에 맞춰 논의하다 보면 자동차, 전기ㆍ전자 등 민감품목은 자연스럽게 거론될 수밖에 없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이들 민감 품목에 대한 개략적인 개방 윤곽은 잡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 FTA 수준의 상품시장 개방에 대한 논의가 결코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유로화의 강세를 감안할 때 한미 FTA 합의안을 기준으로 우리 측이나 EU가 미국에 비해 서로 불리하게 내준 품목의 교역액은 각각 100억달러 수준으로 비슷해졌다. 그러나 논의대상 품목의 교역액은 비슷해도 전체 품목 94%의 관세를 3년 내 철폐하는 한미 FTA와 비교하면 우리 측이 방어해야 할 품목이 훨씬 많다. 반면 EU 측 양허안에서 관세 철폐기간이 3년을 넘는 품목 중 우리 측에 의미가 있는 품목은 자동차(7년), LCD(5년) 등 1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물고 있는 몇 개 품목으로 제한돼 있다. 여기에다 농산물은 민감품목을 포함한 200여개 품목의 개방 방향을 담은 수정 양허안에 EU 측이 여전히 “한미 FTA 결과와 차이가 많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힘든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비관세 장벽 논의도 만만치 않아=상품시장 개방 이외 이번에 집중 논의될 비관세 장벽 관련 의제들도 만만치 않는 협상이 예고 되고 있다. 김 대표도 “자동차 표준과 관련된 비관세 장벽, 지적재산권, 지리적표시보호(GI) 등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EU는 최근에야 GI 협정문 초안을 보내왔다. EU 측이 요구하는 ‘소비자 오인 방지’ 항목이 수용될 경우 샴페인, 코냑, 스카치(위스키), 보르도(와인), 파마산(치즈) 등의 명칭이 국내에서 사용될 수 없어 민감하다. 여기에 EU는 자동차 표준을 놓고서도 “유엔 유럽경제위원회(ECE) 자동차 표준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는 한 협상 타결은 어렵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 건설 분야 조달개방 하한선 인하 ▦중소기업 보호규정 삭제 ▦공기업 조달확대 등을 내걸고 있는 조달 분야 협상 ▦EU 측이 ‘정치적 결정사항’으로 규정한 개성공단 문제 ▦10년의 자료독점기간을 요구한 의약품 지적재산권 문제 ▦전자제품 자기 적합성 선언 문제도 넘기 힘든 산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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