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뉴타운 중 알짜배기로 불리는 북아현뉴타운 재개발사업이 구역별로 희비가 갈리고 있다.
다른 뉴타운에 비해 지분 쪼개기가 상대적으로 적어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일부 구역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급격한 비용 증가로 조합원의 추가분담금이 늘면서 주민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사업성이 떨어진 구역은 일부 주민들이 조합 해산을 추진 중이다.
반면 이주를 앞두고 있거나 착공에 들어간 구역은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조합원 물건이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북아현뉴타운 내 5개 구역 중 1-1구역과 1-2구역은 각각 이주와 착공이 이뤄지는 등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1-1구역은 지난 2012년부터 이주를 시작해 현재 85%가량이 이주를 끝낸 상태다. 이르면 연내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며 권리가액 2억원에 1,0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었다.
공사가 진행 중인 1-2구역은 최근 모델하우스를 완공하고 일반분양 절차에 들어갔다. 오는 5월께 '북아현 푸르지오'로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한 것이 막판 변수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와 협상을 통해 증액요구분을 일부 줄였다"며 "조합원 분담금 상승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타운 내 5개 구역 중 진행이 가장 빠르다 보니 인기가 높아 2억원짜리 분양권에 4,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뉴타운 내 가장 규모가 큰 3구역은 지난해 말 서대문구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비례율이 95.14%로 나오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비례율은 정비사업에서 새로 지은 주택 가격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을 사업 이전 조합원의 종전자산가액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이 수치가 100을 넘을 경우 조합원에게 수익이 생기며 반대로 100을 밑돌면 추가로 돈을 부담해야 한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분양신청을 하지 않았던 500여명의 조합원들이 실태조사 이후 추가로 분양신청을 하면서 사업 진행이 탄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49개 동 4,600여가구를 짓는 설계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한 상태다.
반면 1-3구역과 2구역은 조합원 분담금 증가와 수익성 부족 전망으로 사업 추진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이다.
이미 착공에 들어가 올 상반기 일반분양을 할 계획이던 1-3구역은 추가 분담금이 급증하면서 조합원들이 조합 임원 해임을 추진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마련된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에서 비례율이 당초 100.52%에서 19%포인트가량 하락한 81.18%로 낮아지면서 조합원들은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5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이 사업관리를 잘못해 비용이 올라갔다고 판단해 임원 해임 동의서를 걷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학교 일조권과 중소형 평형 추가를 위한 설계변경으로 금융비용이 증가했고 현금청산 신청자가 예상보다 늘어 비례율 하락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착공 이후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도 중단됐다.
2구역도 실태조사 결과 비례율이 기대보다 낮은 89.28%로 나오자 주민들의 여론이 악화된 상태다. 일부 주민들은 조합 해산을 위한 모임을 결성했다. 조합 해산을 주도하고 있는 한 주민은 "현 상황에서 재개발을 해봐야 조합원들의 재산만 축낼 뿐"이라며 "조합을 해산하고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조합 측은 "재개발사업에서 늘 있는 문제"라며 "현 상황에서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주민들에게 더 큰 손해"라고 일축했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2구역 조합 측이 설계변경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겠지만 주민갈등으로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