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30에서 흑37까지는 외길수순. 그 다음이 어려웠다. 왕레이는 백38을 공격의 급소라고 믿었고 백50까지는 쌍방이 노타임이었는데 복기시간에 창하오는 흑의 좌변 실리가 매우 커서 만족이었다고 말했다. “백의 외세는 아직 불확실하고 흑의 실리는 확실하다고 봤어. 백38은 의문수가 아닐까.” “다른 도리가 없잖아.” 왕레이가 반발하자 창하오는 참고도1의 백1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왕레이는 주저없이 흑2를 놓으며 흑이 나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고 한참 격론이 벌어졌는데 나중에 뤄젠원(羅建文)7단이 ‘그게 바로 기풍과 취향의 차이야’ 하고 중재를 해서 논쟁이 끝났다. 왕레이는 다음에 똑같은 장면이 나오면 또 38로 두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가 백54까지의 진행을 백이 괜찮다고 여긴 것은 아니었다. 그는 백52가 멍청한 수였다고 자책했다. 참고도2의 백1이하 7이면 백이 좋았다는 것. 창하오는 ‘글쎄’ 하며 웃기만 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