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기업 DR 발행해달라" 해외 요청 줄이어

제도 장벽 높고, 기업 인식 부족해 해외 DR발행 너무 적어


해외투자자들 “한국기업 DR 발행해달라” 요청 쇄도 제도 장벽 높고, 기업 인식 부족해 해외 DR발행 너무 적어 윤경환기자ykh22@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최근 들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한국 기업의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해달라는 해외투자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미국주식예탁증서(ADR)나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하고 있는 국내 상장사는 모두 31개에 달한다. 이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전체 기업(1,808개)의 1.7%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를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 등의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DR를 발행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최근 유럽경제가 위기에 빠진데다 미국경기도 부진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넣지 않고는 원하는 만큼의 투자 수익률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정관이나 계약 등의 이유 때문에 국내 주식거래 계좌를 트고 원주 거래를 할 수 없는 해외 민간 연기금이나 헤지펀드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DR 발행 주선 1위를 달리고 있는 씨티증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전체 수요의 20~30% 정도 밖에 안 된다”며 “선진국 투자자들의 경우 자국 투자만으로는 수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에 성장성이 월등한 한국 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시전문가는 “해외투자가 입장에서 DR 거래를 할 경우 계좌개설과 환율, 공시 언어 등에 있어 유리한 점이 매우 많다”며 “최근 국내기업들의 경쟁력이 다른 글로벌 기업을 추월하면서 DR 거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여건은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DR를 발행하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내 법의 보수적인 규정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행 증권업감독규정은 해외에서 DR를 발행하려면 반드시 해당 기업의 요청이 있어야 하는 신청방식(Sponsored)의 DR 발행만 허용하고 있다. 기업 동의 없이 해외투자가들의 요구만으로도 발행할 수 있는 비신청방식(Unsponsored) DR 발행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신청방식 DR는 기업의 자금조달과는 무관하며 국내 원주를 기반으로 투자자 주문만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발행이 허용될 경우 해외에 거주하는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기업 주식 대부분을 비교적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유럽 각국을 비롯해 미국ㆍ호주ㆍ일본ㆍ홍콩ㆍ싱가포르 등 대부분의 자본시장 선진국가가 이 방식을 허용하고 있다. 금지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ㆍ인도네시아ㆍ태국 등 소수에 불과하다. 기업들의 인식 수준이 낮은 것도 해외 DR 발행 부진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증권매매의 절반 이상이 DR 거래일 정도로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 상장사들은 해외에서 유통되는 주식이 DR인지 원주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해외투자가의 DR 발행 요청이 쇄도하다 보니 몇몇 글로벌 DR 발행업체들의 경우 최근 관련 제도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법률적인 절차까지 알아보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DR 발행업체인 뱅크오브뉴욕멜론 본사의 최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권업계 인사들과 접촉할 때마다 관련 제도 변경 가능성에 대해 문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쉽지는 않지만 수요가 많다면 시행령 변경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외국인투자가들의 요청이 쇄도하자 한국예탁결제원은 11월 상장사와 DR 발행 주선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해외 DR 발행포럼’을 개최해 여론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용어설명] 주식예탁증서(DR)란 국내에서 발행된 주식(원주)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유통되는 주식대체증서를 말한다. 외국에서 한국의 주식을 거래할 경우 주권 수송의 문제와 제도의 차이 등으로 원활한 유통이 어려운데 이 때문에 발행되는 것이 D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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